"문학의 「지방시대」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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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방 종합문예지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80년대 들어 서울중심문화를 거부하고 지방문화정착의 구심점이 되어온 지방문예지는 『관동문학』『청탑문학』『전남문학』『전북문단』『광주문학』등의 창간지를 비롯, 최근 출간된 것만해도 30여종에 이른다.
특히 이같은 지방문예지들은 지방의 문화적 소외를 극복하는데 첨병역할을 해온「소집단운동으로서의 지방 동인지」(85년말 3백여종)와는 달리 『부산문학』『마산문학』『목포문학』『제주문학』등 지방문인협회지 등으로부터 『지평』『전망』(이상부산), 『흙빛문학』(서산), 『표현』(전주), 『호서문학』(대전)등 종합무크지성격의 대형동인지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문학운동그룹을 형성, 「문학의 지방자치시대」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방종합문예지들은 시·소설·평론·수필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면서 각기 지역특색을 살린 수준 높은 기획은 물론 지방문단활성화를 위한 각종 문학상 및 신인상제도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해12월 제13집을 낸『호서문학』의 경우 잊혀진 예산향토문인 이해문(1911∼1950)을 발굴해 주목을 끌었으며, 얼마전 창간된 『전북문단』과 『전남문학』은 각각 전북출신작가 채만식과 전남출신시인 이동주의 문학세계를 조명했다.
또 『표현』 제14집은 특집「오늘의 분단문학」을, 『인천문단』제10집은 특집「지역문학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제주문학』제16집은 80년대 데뷔한 제주출신문인 특집을 게재, 각각 좋은 반응을 얻은바 있다.
이들 지방종합문예지들은 폐쇄적인 향토주의를 넘어 각 지역에 문화적 거점을 둔 전국 대상 문예지를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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