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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퇴역 核잠수함 침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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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러시아의 핵추진 잠수함 K-159호가 지난달 30일 오전 4시쯤(현지시간) 러시아 북부와 노르웨이 사이 바렌츠해(海)에서 침몰, 승조원 10명 가운데 최소 2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북양함대 본부가 있는 무르만스크주(州) 세베로모르스크에 급파된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현재 구조정.헬기 등을 동원,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나 실종된 7명이 생존상태로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함대 참모본부 사령관 빅토르 크라프첸코 제독은 "사고 잠수함은 선령 40년으로 1989년 퇴역했으며 이날 새벽 해체작업을 위해 4척의 바지선에 의해 세베로모르스크 서쪽 콜라반도의 선박수리 공장으로 예인되는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나 나쁜 기상조건과 잠수함의 열악한 기술상태, 예인 수칙 불이행 등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크라프첸코 제독은 "침몰 잠수함의 2개 원자로는 퇴역 당시 이미 폐쇄된 상태였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 가능성은 없으며, 현재 사고 해역 주변의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침몰 잠수함은 수심 1백70m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으며 곧 인양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북양함대에서 또다시 사고가 난 것은 비극이며 이는 함대에 기강 해이가 만연해 있고 고강도 훈련이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격분했다.

사고가 일어난 바렌츠해에서는 2000년 8월 러시아 북양함대 소속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어뢰 폭발과 함께 침몰, 승조원 1백18명 전원이 사망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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