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현희 드라머」양 TV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KBS와 MBC 양TV가 「김현희 드라마」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M-TV가 지난6일 북한공작원 김현희를 소재로 한 드라마『마유미와 3호 청사』(김종학 연출)를 90분 2부작으로 제작키로 결정하자 당초 같은 소재로 『안다만의 비극』(장기오 연출)이라는 90분 3부작의 제작을 준비중이던 K-TV측이 『끼어들기』라며 반발하고 나선데서 비롯된 것.
K-TV의 한 관계자는 『지난1월 김현희의 기자회견직후 관계당국에 공문을 띄워 먼저 허락을 받아 현재 대본이 완성된 상태에서 일본을 비롯, 중동·유럽 등에서 해외 촬영키로 준비를 다 끝냈다』고 밝히고 『MTV측이 당초 김정일만을 다룬 「3호 청사」를 준비하다가 뒤늦게 김현희를 내용에 덧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TV의 한 관계자는 『M-TV측이 K-TV에 김만철 일가 탈출사건 드라마를 양보한만큼 이번에는 당연히 M-TV측에 우선권이 있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M-TV측은 또 『마유미와 3호 청사』는 6·25이전에 방영할 계획이며 6·25 특집극은 다른 작품들이 검토되고 있다며 K-TV측이 주장하는 대응평성은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방송가에서는 양TV의 이같은 「김현희 드라마」경쟁이 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K-TV의 『안다만의 비극』이나 M-TV의 『마유미와 3호 청사』가 모두 김현희의 KAL기 폭파과정과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한 여인의 비극을 휴먼드라머의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것인데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또 같은 드라마를 두편씩이나 시청자들이 봐야 한다는 것과 이는 내용보다 소재로 시청자들을 확보하겠다는 「소재주의적인 발상」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는 것이다. <박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