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증시 연말효과 기대? … 우연의 장난에 속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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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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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도 20여일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매년 이맘때면 빠짐없이 나도는 말이 있다. ‘연말효과’다. 배당투자 수요에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겹쳐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다. 새해가 되면 ‘1월효과’가 등장한다. 그해의 주가전망을 밝게 보는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사들여 시장이 상승열기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전혀 얼토당토않은 얘기가 아니다. 우연이 판치는 주식시장에서 제법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이처럼 억지춘향 격이 아닌 어느 정도 타당한 얘기처럼 들리는 것을 ‘시장 이례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장 이례현상은 경제적 합리성과는 거리가 있다. 이들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고 투자전략으로 가치가 있다면 누구나 이용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투자자가 똑같은 전략을 구사한다면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만약 1월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12월에 매수세가 증가할 것이고, 따라서 12월 장은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듬해엔 직전 해 12월에 주가가 올랐으니 11월에 주식을 사야겠다는 투자자가 많아져 11월 장이 좋아진다. 결국 1월효과는 쓸모가 없어져 존재감이 사라지게 된다.

주가는 우연한 사건의 결정체다. 주가엔 과거도 미래도 없다. 그냥 현재일 뿐이다. 따라서 과거의 흐름으로 앞날을 내다보는 건 점쟁이라도 부질없는 일이다. 환율급등, 선거결과, 지진, 전쟁 등은 과거 예정됐던 사건이 아니고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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