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사진을 본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이 기술 발전이 있었고 이전보다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7월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에 비해 규모가 커졌고 신형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30일 CNN에 따르면 제임스마틴 핵무기확산방지 연구센터(CNS)의 마이클 두이츠먼 연구원은 “단지 북한 미사일로서 크다는 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도 매우 큰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성-14형에 비해 특히 2단 추진체 너비가 훨씬 넓다”며 “이 정도 크기의 미사일을 만들고 작동시킬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핵무력 완성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 당국은 화성-15형을 신형 미사일로 평가했다.
CNS 협동연구원 데이비드 슈메를러는 “북한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어제 미사일 시험은 핵폭탄 무게와 같은 모형 탄두를 장착해 실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CNS 협동연구원인 시아 코튼도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지 않는 상황에서 왜 고중량 탄두를 탑재해 시험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사일 엔진체계를 바꿔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슈메를러 연구원은 “화성-15형이 보조엔진 없이 두 개의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전에는 북한에서 보지 못했던 것으로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화성-14형은 보조엔진 4∼6개를 달아 방향을 조정했다면, 화성-15형은 주 엔진 자체의 각도를 조정해 방향을 조정하는 짐벌(gimbal)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을 타이탄-Ⅱ의 엔진에 비유하기도 했다.
타이탄-Ⅱ는 미국이 냉전 시기에 개발해 1987년까지 실전 배치한 미사일이다. 미국이 개발한 미사일 중 가장 크고 무거운 것으로 9Mt(메가톤)의 핵탄두를 싣고 1만5000㎞까지 날아갈 수 있다. 9Mt는 TNT 폭약 900만개 위력으로 히로시마 원폭(12.2kt)보다 900배 강하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