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부자되려면 돈과 시간여행 떠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리 찾아온 크리스마스. [용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인공 ‘스크루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지독한 구두쇠다.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는 크리스마스가 왔는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조카와 이웃들에게 “돈도 없는 것들이 뭐가 그리 즐겁냐”며 조롱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시끄럽다고 화를 내는 돈만 아는 인간이다. 그런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동업자였던 친구, 7년 전 죽은 친구 말리와 시간여행을 떠난다.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4) #미래 일을 이미 이루어진 듯 '회고'하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할지 그림 그려져

외톨이였던 어린 시절, 즐거웠던 직장생활, 약혼녀와의 파혼 등 과거 여행을 하면서 스크루지는 소중하게 생각했던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현재 여행에서 돈만 많은 부자로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를 바라본다. 사랑했던 여동생이 낳은 유일한 조카를 가난하다고 무시하고, 가난과 저임금에 허덕이는 하나밖에 없는 직원을 윽박지르며, 그 가정의 어려움을 무시해온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마지막 미래 여행은 스크루지를 바꾸어 놓는다. 아무도 애도하지 않고, 빚진 자들에게 희망이 되는 자신의 죽음, 바꾸고 싶은 삶의 무서운 끝을 보면서 그 끝을 바꾸고 싶다고, 다른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앞으로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살겠습니다.”

거리의 조명은 벌써 크리스마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간 여행은 스크루지의 삶을 바꿔놓았다. 자신의 삶을 객관화해 바라보면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게 됐다. 웃지 않던 사람이 웃게 됐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시끄러워하던 사람이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캐롤을 부르는 사람이 됐다. 기부를 요청하러 온 사람을 조롱하며 쫓아 보냈던 그다. 이제는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아이들에게 밝게 인사까지 건넨다. 그렇게 혼자 불행하게 살던 노인은 시간여행 후에 행복삶이 되었다.

스크루지처럼 ‘돈의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다양한 주제의 여행이 가능하다. 부부관계, 직장생활, 사업 등 여행지는 많겠지만 특별히 ‘돈’의 시간 여행을 해 보자.

2017년 12월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억해낼 수 있는 돈과 관련된 10대 사건을 찾아서 기록해 보자. 첫 월급을 탔던 날, 보너스를 타 아내에게 선물했던 날 등 즐거운 기억이 있다. 사업의 실패, 실직 등으로 돈이 떨어져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없었던 아픔도 있다.

첫 월급을 탔던 날. [사진 온라인 무료 이미지]

즐겁고 신나는 일도, 슬프고 우울한 일도 구분하지 말고 기억에 남아 있는 사연을 기록해 보자. 펜으로 꾹꾹 눌러 쓰다보면 사건이 객관화하고, 기억이 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돈의 여행 ‘과거’편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지 알게 해 준다.

현금흐름이 돈의 현재 모습

과거 여행이 끝나고 나면 현재 여행을 떠나자. 지금 나의 경제 상황은 어떤지 평가해 보자. 월간 현금흐름표와 현재 재무상태 표를 작성해보면 현재 상황을 간단하게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나의 재무상태는 매월 현금흐름의 결과다.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잘 된 일이고, 나쁘면 그 원인을 현금흐름에서 찾으면 된다.

현금흐름을 보면서 수입은 적절한가? 더 벌 수 있는가? 지출은 적절한가? 잘 쓰고 있는가? 너무 많이 쓰거나 적게 쓰지 않는가? 생각해 보고 매월 적자가 나고 있거나 필요한 저축을 못 하고 있다면 변화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지 알려준다. 현재 여행은 변화의 의지를 갖게 한다. 왜 변화해야 하고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알려준다.

미래 여행. [사진 Pixabay]

마지막으로 미래 여행을 해 보자. 5년 뒤, 10년 뒤, 20년 뒤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아무런 변화가 없이 미래에도 지금 같은 삶이 계속된다면 내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자. 상상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으로 그 상태를 그려보자. 자산은 얼마나 될지? 일을 계속하고 있을지? 자녀들을 어떤 생활이고 어떤 상태일지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다.

우리가 스크루지처럼 결심하고 바로 새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다. 시간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과거와 현재 여행이 알려준 객관화한 나의 모습과 대책 없는 암울한 미래를 변화시키려면 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지혜다.

돈의 미래를 '회고'하라

‘미래를 회고하라’는 말은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 선생의 ‘필살기’에 나오는 독특한 표현이다. 미래를 예상하고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과거로 믿고 되돌아보는 것이다. 이미 이루어진 일을 회고하듯이 미래를 설계하는 것, 아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 그것이 미래를 회고하는 것이다. 10년, 20년 뒤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그려보고 그 모습을 이미 이룬 것으로 가정해보자. 2018년, 2019년에 무엇을 하고 있었고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회고하듯이 계획하라는 말이다, 그러면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해진다.

돈의 미래를 회고해 보자. [사진 smartimages]

앞으로 10년, 20년 후 당신이 꿈꾸는 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원하는 곳에 집을 마련했는가? 사업을 시작해서 멋지게 성장하고 있는가? 새로운 자격증을 따서 부수입이 발생하고 있는가? 무엇이든 지금과 다른 변화가 있다면 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회고해 보라.

10년 후 빚 없이 현금자산 1억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면 2027년, 2024년, 2020년, 2019년, 2018년에는 각각 무엇을 하고 어떤 모습일지 회고해 보라. 그리고 그 회고한 대로 지금 당장 행동하라. 그러면 1년 뒤, 3년 뒤, 10년 뒤 당신이 꿈꾸는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시간을 선택하고 홀로 있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자. 그리고 고독한 여행을 떠나보자. 과거를 되돌아보다 보면 홀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현재를 바라보면서 가슴을 치는 아픔을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겪고 나서 미래를 회고할 때 무엇을 하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명확해지고 행복을 꿈꿀 수 있게 된다.

신성진 배나채 대표 truth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