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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의 건전 비판세력 표방|「교수 불자연」내달 창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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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학교수 불교신자들의 전국적인 조직인「한국교수불자연합회」가 2월중에 창립된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는 불교의 찬란했던 민족사적 역할에 비해 오늘의 한국불교는 큰 전환기에 처해있는 우리사회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데 미흡하다는 비판적 인식을 가진 대학교수 불교신자들의 공통인식을 밑바탕으로 하여 창립을 추진중이다.
참여교수들은「불자로서의 자기반성을 철저히 하고 그 반성 위에 불교 종단의 발전을 위해, 또 사회·국가의 바른 길을 위해 비판하는 세력이 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교수불자연합회는 서울불교교수친목회·충북불교교수협의회·충남교수불자회 등 기존조직과 경북·부산지역 등 전국의 대학별 불자교수회에 소속된 교수 5백여 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1월 첫 모임을 갖고 지난 8일 창립준비상임위원회(위원장고준환 경기대 법정대학장)를 구성, 서울대 원정사에 사무실을 개설했다.
창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들은 지난주 창립취지문을 발표, 민족적 현실과 불교의 역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밝혔다. 취지문은 우리사회가 ▲동서문제·남북문제 속에 교차되고 있고 ▲사회구조의 불안정·정신문화의 혼란으로 인한 갈등이 깊으며 ▲인권이 보장되지 못하느 등 위기상황에 있다고 전제하고 『국민 대중이 주인인 민주주의에 입각한 민족문화를 형성해야하며 이는 불교정신의 현대적 개화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지문은 또 불자의 힘을 집결시키고 그 힘을 통해 역동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하며 교수불자연합회는 그 지성적 기초를 마련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 같은 창립취지를 표방한 교수불자연합회는 ▲불교의 정체를 떨치고 대중·중생불교로 활성화시키는 작업 ▲종단분규·사찰분쟁 등에서 드러나는 부조리를 비판, 척결하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불교대중화를 위해서는 정기불교강좌·세미나개설·월간지발간 등 출판사업전개, 의료봉사· 법률봉사 등의 봉사활동, 지역·직장불교단체활성화, 대중속에 뛰어드는 포교활동지원 등을 펼칠 계획이다. 불교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사회참여도 전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종단분규 등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사부대중이 함께 반성하는 차원에서 스님의 스님다운 마음가짐·언행, 존경받는 수도자의 자세가 이루어지도록 지식인 신자의 입장에서 철저한 비판을 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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