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 기조발언문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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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표단은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려고 합니다.

첫째,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목표입니다. 핵무기를 갖고 있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닙니다.

둘째, 미국의 적대시정책 철회가 핵 문제 해결의 선결조건입니다.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바꾸고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핵계획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셋째, 미국은 기본합의문 이행을 중단시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2002년 10월 미국은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무턱대고 우리가 기본합의문을 위반하고 농축 우라늄에 의한 핵계획을 몰래 추진하고 있다고 걸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에게는 농축 우라늄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돼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일심단결을 비롯하여 그보다 더 강한 무기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농축 우라늄에 의한 비밀 핵계획이란 전혀 없습니다.

넷째, 우리는 지난 4월 베이징 3자회담에서 미국에 제기한 일괄타결 도식과 동시행동 원칙을 견지합니다. 일괄타결 도식은 미국은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며▶외교관계를 수립하며▶조.일, 북남 경제협력 실현을 보장하며▶경수로 제공 지연으로 인한 전력 손실을 보상하고 경수로를 완공하며, 우리는 그 대신▶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사찰을 허용하며▶핵시설을 궁극적으로 해체하며▶미사일 시험 발사를 보류하고 수출을 중지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동시행동 순서는▶미국이 중유 제공을 재개하고 인도주의 식량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우리는 핵계획 포기 의사를 선포하며▶미국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전력 손실을 보상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핵시설과 핵물질 동결 및 감시.사찰을 허용하며▶조.미, 조.일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동시에 우리는 미사일 문제를 타결하며▶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섯째, 우리는 미국과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불가침조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에게 구두 혹은 서면 안전보장, 심지어 미.중.러의 공동 안전보장 같은 것을 주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여섯째, 우리는 '조기 사찰'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우리에 대한 핵위협을 걷어치웠다는 것이 확인된 후에야 사찰을 통한 검증을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6자회담을 결실있게 끝내기 위해 다음의 제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첫째, 우리와 미국이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자는 것입니다.

둘째,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나라가 조.미 사이의 핵문제 해결에 필요한 조치들을 동시행동에 맞물려 이행해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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