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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읽기] “생각해 봅시다” No “당장 합시다” Ye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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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빅무
세스 고딘· 톰 피터스·말콤 글래드웰 외 30명
김현정 옮김, 황금나침반, 254쪽, 1만2000원

미국 뉴욕 키스코산에 사는 자전거 수리공 레기는 일을 다 마친 뒤 5분을 더 투자한다. 체인 청소나 기어 조절은 기본이고 어린이용 자전거일 경우 경적이나 이름표를 달아 주는 등 고객이 알아차릴 수 있는 변화를 만든다. 이 짧은 시간으로 레기는 다른 경쟁자와는 구분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 이 책이 소개한 '빅무' 사례의 하나다.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남다른 것' '놀랄 만큼 뛰어난 것'을 뜻한다.

'무'는 영어로 소 울음소리. 지은이의 한 명인 세스 고딘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독특해 눈에 확 띄는 것을 '보랏빛 소', 이마저 뛰어넘어 시장 판도를 뒤집어 놓을 만큼의 강력한 혁신을 '빅무'라고 각각 표현했다. 33명의 지은이들은 각자 개성 있는 글로써 빅무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들은 혁신과 변화를 외쳐온 미국의 비즈니스 아이디어꾼들이다. 지은이들은 보다 나은 삶을 바란다면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현실에 부딪혀 보라고 권한다. 실패하면 끊임없이 다시 시도해 세상을 더욱 가치있게 하자는 주장도 편다.

빅무 사례를 하나 더. 20년 전 미국인 브루스 캐츠는 밑창이 두툼하면서도 가볍고, 윗부분이 말랑해 발을 편안하게 감싸는 신발을 개발한다. 지금 록포트라는 브랜드로 유명해진 그의 신발은 사실 '아주 편안합니다'라는 말 말고는 별로 내세울 게 없었다. 캐츠는 이 편안한 신발을 건강과 걷기에 연결했다. 록포트걷기재단을 만들어 체력 테스트와 걷기 다이어트 등을 개발해 사람들에게 알렸다. 5년 만에 록포트는 걷기.건강의 대명사가 됐고 매출이 10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현재 연 2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 홍보를 넘어 뭔가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신선한 마케팅 기법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는 변화해야 합니다." 지은이들은 말한다. "지금 당장 혁신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말한다. "생각해 보십시오." 지은이들은 말한다. "시도해 보십시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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