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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에 발끈 트럼프 “그냥 감옥살이하게 내버려뒀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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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풀려난 리앤절로의 아버지 라바 볼(왼쪽사진). 오른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AP=연합뉴스]

절도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풀려난 리앤절로의 아버지 라바 볼(왼쪽사진). 오른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명품을 훔치다 체포됐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농구선수들에 대해 “그냥 감옥살이하게 내버려뒀어야 했다”며 발끈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서 직접 선처를 부탁한 덕분에 풀려난 한 선수의 아버지가 자신의 노력을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세 명의 농구선수들이 수년간의 감옥살이를 면하고 중국에서 나오자, 리앤절로의 아버지 라바 볼은 내가 그의 아들을 위해 한 일은 인정하지 않고, 절도가 별일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시간 뒤 다시 트위터에 “절도는 중국에서 큰 죄이며 당연히 그래야 한다(5~10년 형이다). 그러나 아버지인 라바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다음번 중국 방문 때나 빼줄 것을 그랬다. 중국은 그들에게 석방 이유를 말해줬다. 아주 배은망덕하다!”는 글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사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사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트윗은 이번에 풀려난 리앤절로의 아버지 라바 볼이 지난 17일 스포츠 전문채널 ESPN 인터뷰에서 아들의 석방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 역할을 질문받자 “누구라고요? 그가 무엇을 했지요?”라고 반문하는 등 달갑지 않은 태도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라바 볼은 한술 더 떠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라”면서 “모든 사람이 그가 나를 도와준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불평했다.

 이어 “나는 LA에서 살면서 선글라스를 훔치는 것보다 더 나쁜 짓도 수없이 봤다”며 “내 아들은 한 번의 실수로 단정할 수 없는 좋은 성품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앤절로 등 UCLA 농구선수 3명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PAC-12(미 서부 12개 대학) 체육연맹 농구대회 개막전을 앞두고 항저우에 머물던 중 시내 루이뷔통 매장에서 선글라스 등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중국에서 절도는 훔친 물건의 가격에 따라 징역형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다. 이들은 아시아 순방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개인적으로 선처를 부탁한 덕분에 풀려나 지난주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UCLA 농구선수 3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하느냐. 그들은 10년 동안 감옥에서 썩을 뻔했다”라며 생색을 내기도 했다.
이에 리앤절로 등 선수들도 귀국 후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는 물건을 훔치는 어리석은 결정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중국 공안과 UCLA,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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