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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참가여부 관여할 바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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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련은 88서울 올림픽이 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회원국이 참가하는 기록과 함께 동서양의 정치적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대회이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최대의 인류제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련국가 올림픽위원회 (NOC) 의「빅토르· 코토치킨」사무총장은 12일 하오 중앙일보 특파원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까지 참가를 결정하지 않은 10여 개 국가들도 빠짐없이 서울대회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토치킨」사무총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련의 서울올림픽 참가결정은 한국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영을 받고 있다. 그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은 없었나.
▲소련과 한국이 국교가 없다는 점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는 국제스포츠무대에서 서로 빈번히 접촉했고 올림픽 대회장소를 서울로 결정한 것은 한국이 아니라 IOC였기 때문에 그 회원국인 소련이 정식초청을 받아 참가하지 못할 곳은 이 지구상에 없지 않겠는가. 다만 로스앤젤레스대회의 경우 우리가 바라는 적절한 안전에 대한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던 것이며 서울대회에서는 그 같은 보장을 약속 받았기 때문에 참가결정은 당연한 것이다.
-북한과 쿠바 등 몇 나라가 아직도 그들의 태도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데 그들이 참가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그것은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참가·불참문제는 그들 자신에게 달려있다.
-북한입장을 그동안 지지해오면서 서울올림픽 참가여부에 대해서도 소련과 북한이 의견교환을 하지 않았는가.
▲소련이 북한입장을 지지한다고 해서 서울대회 참가문제까지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성격은 못된다. 소련의 참가는 우리 국가올림픽위원회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며 북한도 이 문제를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소련과 북한양국이 이에 대해 서로 논의한 적은 없다.
다만 우리는 회원국들이 빠짐없이 참가하는 것이 올림픽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는데 관심이 있을 뿐이다.
-소련은 서울대회에 5백2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했는데 2백37개의 금메달 가운데 몇 개나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가.
▲항상 전 대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줄곧 노력해 왔으며 서울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메달을 몇 개나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카운트해보지 않았다.
-미국·동독 등이 메달경쟁에서 소련타도를 자신하고 있는데.
▲우리도 오랜 공백기를 거친 이번 대회에서 스포츠의 새로운 판도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권 국가들, 특히 중공·일본 그리고 한국의 예상전적에 대해서 논평해 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충분한 정보를 갖고있지는 못하다. 한국이전 올림픽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상당히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으로 미루어 3국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귀하는 최근 서울에 들러 경기장 등 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아는데 미흡한 점은 없었나.
▲전반적으로 시설은 매우 흡족할 만큼 훌륭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시설에 비해 서비스요원들, 특히 통역을 맡은 사람들의 스포츠 전문용어 구사능력이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함께 서울을 방문했던 우리측 NOC 멤버들도 여러가지 약간의 문제점들을 지적해내 한국 측에 개선을 제안했다. 대회 개막 때까지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상태가 되었으면 한다.
-갑자기 주문한 전화인터뷰에 친절히 응해줘서 매우 고맙다. 서울에서 좋은 성적 거두기를 바란다. 【파리=홍상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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