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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 뛴 코픽스 … 장기 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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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코픽스 상승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변동금리 대출자에게 비상이 걸렸다.

10월 0.05%P 이어 또 0.1%P 상승 #내년에도 기준금리 오를 가능성 커 #일단 변동금리형으로 대출 받아도 #수수료 면제돼 갈아타기 고려할 만

15일 은행연합회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종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0.1%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 3월 이후 줄곧 1.46~1.48%에서 제자리걸음 하다가 지난달 0.05%포인트 오른 뒤 또다시 뛰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9월 평균 1.661%였던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0월 들어 1.907%로 껑충 뛰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코픽스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은 당장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조정한다. 15일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87~4.42%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코픽스 인상분을 그대로 반영하면 16일부터는 신규 대출에 2.97~4.52% 금리가 적용된다. 이 중 국민은행은 16일 적용 금리를 전날보다 0.11%포인트 오른 3.11~4.31%로 정했다.

기존 변동금리형 대출자는 금리 변동 주기(보통 6개월)가 돌아오면 그간 누적된 인상분이 한꺼번에 적용된다. 예컨대 올 4월 말에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았다면 일곱 번째 상환일인 11월 말부터 대출금 상환액이 늘어난다. 이 기간의 코픽스 인상분(0.16%포인트)이 그대로 이자율에 반영된다.

문제는 코픽스 인상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거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당장 이달 30일 열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2018년, 2019년에도 연간 1~2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2019년까지 연 2회 속도로 상승해 현재 1.25%에서 2%대 중반까지 오를 것”이라며 “시장금리도 2018년 한 해 0.4%포인트 내외로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뛰면 대출자의 상환 부담은 얼마나 늘어날까. 다소 급진적인 금리 인상 시나리오로 영향을 분석했다. 3억원을 만기 30년, 연 3% 금리로 대출 받으면 월 원리금 상환액이 126만5000원이다(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그런데 대출 금리가 6개월 간격으로 0.5%포인트씩 세 번 오르면(금리 3→4.5%) 월 상환액이 151만3000원까지 늘어난다. 만기까지 내야 하는 총 이자 금액은 1억5533만원에서 2억4164만원으로 껑충 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가 55.8%(잔액 기준)를 차지한다. 기존 대출자 중 절반 이상이 금리 인상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단기(3년 이내)에 주택담보대출을 갚을 계획이 아니라면 금리 인상기엔 고정금리가 유리한 편이다. 홍석린 금감원 가계신용분석팀장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오를 거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장기 대출은 고정금리로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물론 당장은 고정금리형 금리가 더 비싸다. 15일 기준 4대 은행의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는 3.63~4.87%로 변동금리보다 0.7%포인트가량 높다. 하지만 일부의 전망대로 2019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다섯 차례, 총 1.25%포인트 뛴다고 가정하면 10년 이상 장기 대출은 고정금리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고정금리형이 너무 비싸 망설여진다면 신규 대출자는 일단 변동금리형으로 대출을 받은 뒤 나중에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모든 은행(지방은행 포함)은 내규에 따라 변동금리형 대출을 같은 은행 고정금리형 상품으로 갈아탈 때 3년이 안 됐어도 중도 상환 수수료를 면제한다. 이미 변동금리형 대출을 보유한 경우도 향후 금리 추세를 봐 가며 적절한 시점에 갈아타면 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고정금리형 대출을 계속 확대할 것을 독려 중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45%인 올해의 고정금리 대출 목표치를 이미 9월 말 은행권이 달성했다”며 “내년 목표치를 얼마로 높일지는 은행권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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