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병헌 “언제든지 검찰 나가 소명 준비”…임종석 비서실장과 거취 논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병헌-국회 운영위/20171114/국회/박종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4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예산안 관련 업무보고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전병헌-국회 운영위/20171114/국회/박종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4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예산안 관련 업무보고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언제든지 (검찰에) 나가서 소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기자단에 배포한 ‘전병헌 정무수석의 입장’에서 “그동안 여러 억측 보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언제라도 내 발로 가서 소명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전 수석은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되어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한편으론 사실 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도 했다.

전 수석은 이날 입장문 배포에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검찰 조사 문제에 관한 논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전한 청와대 관계자는 “(두 사람의 논의가) 결론이 난 것은 아니고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 수석의 입장문은 청와대 공식 창구를 거치지도 않았다. 청와대 춘추관이나 온라인 메신저 등 통상적으로 기자단에 배포되는 형식이 아니라 정무수석실 관계자가 직접 복사본을 가져와 일일이 배포하는 형식이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현직 청와대 수석의 검찰 조사라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려는 청와대 입장과 억울하다는 전병헌 수석의 입장이 엇갈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한 상황에서 전 수석의 거취를 놓고 여권에서조차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 수석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 “과거 저의 일부 보좌진 일탈에 대해 유감스럽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과거 ‘논두렁 시계’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최초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는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청와대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청와대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

앞서 검찰은 국회의원 시절 옛 보좌진의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혐의와 관련해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수사 진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당시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인 전 수석의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 정도 상황에 왔는데 ‘(전 수석이) 수사 대상이 아니다’고 말하는 건 좀 겸연쩍은 일”이라고 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전 수석을 ‘수사 대상’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 정도의 후원금을 보냈고, 그 중 1억1000만원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윤모씨 등이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