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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국방비 70% 수준…광군제로 28조 팔아 치운 알리바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앞으로 소매의 60~80%는 모두 신소매(New retail)로 바뀐다. 기술·데이터·혁신 없이 소비자에 다가간다면 앞날은 없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10일 밤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7년 11월11일(솽스이) 쇼핑 갈라 전야제에서 마윈(사진 왼쪽) 알리바바 회장과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가운데)과 중국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전랑2’의 감독 겸 주연 우징(오른쪽)이 무대에 올랐다. [사진=알리바바 제공]

10일 밤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7년 11월11일(솽스이) 쇼핑 갈라 전야제에서 마윈(사진 왼쪽) 알리바바 회장과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가운데)과 중국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전랑2’의 감독 겸 주연 우징(오른쪽)이 무대에 올랐다. [사진=알리바바 제공]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자사의 대규모 온라인 쇼핑 할인행사인 ‘솽스이(雙11·11월 11일)’ 당일 온라인의 위기를 강조했다. 2009년 시작한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를 '솽스이'로 이름을 바꾼 알리바바는 이날 온라인 쇼핑몰 텐먀오(天猫⋅티몰) 거래액 1682억 위안(2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한국 국방예산 40조3000억원의 70%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마윈 회장은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 경제 채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전자상거래는 ‘공군’을 닮았다. ‘지상’과 결합이 필요하다”며 “실물매장이 발전하지 못하면 모두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온·오프 매장을 통합한 ‘신소매’를 역설하는 이유다. 그는 “‘신소매’는 온·오프라인, 사람·상품·창고·배송을 결합해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와 거리를 좁히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앞으로 3~5년 안에 인터넷은 여전히 고속 성장하겠지만 5년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 반문하며 “알리바바의 목적은 누구를 파괴·타파·도전하는 것이 아닌 사회 혁신의 엔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소매의 실례로 알리바바의 온·오프 통합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성(盒馬鮮生)을 언급했다. “현재 허마의 1㎡당 매출은 전통 매장의 3.8배”라며 “쑤닝(蘇寧·전자 양판점), 인타이(銀泰·백화점), 바이롄(百聯·백화점)과도 협력해 우리의 기술·데이터·혁신 방법을 실물 매장의 장점과 결합하겠다”고 했다.

어깨를 훤히 드러낸 섹시한 타이츠 차림으로 등장한 영국 팝스타 제시 제이가 ’머니~머니~머니~ 가격표는 잊어라“라며 히트곡 ‘프라이스 태그’로 갈라쇼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사진=알리바바 제공]

어깨를 훤히 드러낸 섹시한 타이츠 차림으로 등장한 영국 팝스타 제시 제이가 ’머니~머니~머니~ 가격표는 잊어라“라며 히트곡 ‘프라이스 태그’로 갈라쇼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사진=알리바바 제공]

올 ‘솽스이’는 신기록보다 신소매가 더 큰 조명을 받았다.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10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음에 든 치마인데 치수 맞는 게 없어 QR코드를 긁어 티몰에서 주문한 뒤 배송을 요청하면 온라인 소비인가 오프라인 소비인가”라며 “신소매로 온·오프 경계가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11일 10만개 오프라인 상점을 스마트스토어로 탈바꿈시켰고, 가상현실·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팝업 스토어 60여 곳을 선보였다.
쇼핑을 놀이로 바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마윈의 노력은 무술 영화 공수도(功手道) 출연으로 이어졌다. 갈라쇼에서 예고편을 선보였고 12일 자사의 온라인 영상 플랫폼인 유쿠(優酷)에 독점 무료 공개했다. 15시간 만에 3500만 건의 클릭을 기록하며 전날의 열기를 이어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신기록 행진도 계속됐다. 2014년부터 63%→60%→32%로 하락하던 티몰 총거래액 증가율도 39%로 다시 올라갔다.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의 거래액도 1271억 위안(21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1·2위 업체 거래액만 50조원에 육박했다. 티몰 거래의 90%가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로 결제됐고, 모바일 거래가 90%를 차지했다. 총 결제 횟수 14억8000만 건, 총 배송 건수는 8억1200만 건에 달했다. 초당 거래 32만5000건, 초당 결제 25만6000건이 성사됐다. 2015년 솽스이에서 처음 도입한 춘추시대 명장인의 이름을 딴 알리바바의 인공지능 시스템 루반(魯班)AI는 진화를 거듭해 올해 56억여 개의 개인화 된 맞춤형 홈페이지를 생성해냈다. 11일 자정 직전 미디어센터 무대에 오른 기술담당 임원은 “오늘 이뤄진 거래에서 생성된 데이터 총량만 2억4600만 기가바이트”라며 “시간당 10만대의 서버가 가동돼 사상 최대 규모의 인간과 기계의 콜레보레이션(협업)”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상하이 엑스포센터에 마련된 전광판에 알리바바의 ‘2017년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행사 종료 직후 이날 판매 총액 1682억 위안(28조3080억원)이 떠올랐다. [사진=알리바바]

상하이 엑스포센터에 마련된 전광판에 알리바바의 ‘2017년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행사 종료 직후 이날 판매 총액 1682억 위안(28조3080억원)이 떠올랐다. [사진=알리바바]

10일 밤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7년 11월11일(솽스이) 쇼핑 갈라 전야제에서 전쯔단(甄子丹·견자단·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마윈(왼쪽에서 네번째) 알리바바 회장과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다섯번째)과 중국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전랑2’의 감독 겸 주연 우징(여섯번째)과 영화 소림사의 주인공 리롄제(李連杰·이연걸·오른쪽 두번째)가 무대에 올랐다. [사진=알리바바 제공]

10일 밤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7년 11월11일(솽스이) 쇼핑 갈라 전야제에서 전쯔단(甄子丹·견자단·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마윈(왼쪽에서 네번째) 알리바바 회장과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다섯번째)과 중국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전랑2’의 감독 겸 주연 우징(여섯번째)과 영화 소림사의 주인공 리롄제(李連杰·이연걸·오른쪽 두번째)가 무대에 올랐다. [사진=알리바바 제공]

세계화도 돋보였다. 올해 225개 나라, 글로벌 브랜드 6만 곳이 참여했다. 167개 판매상이 1억 위안(168억원)을 달성했고 6곳은 10억 위안(1680억원)을 기록했다. 애플이 거래액 최다를 기록했고, 메이디와 샤오미도 20억 위안(3360억원) 매출을 초과했다. 나이키는 1분 만에 1억 위안 매출을 달성했고 아디다스가 뒤를 이었다.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티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중국 내 500여개 매장에서 챙겨 갈 수 있는 신유통 서비스를 제공해 이날 오후 5시에 지난해 매출의 4.5배를 달성했다.
중국 소비자 대상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일본이 지난해에 이어 1위, 그 뒤를 미국, 호주, 독일이 차지했다. 이날 줄곧 4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자정 무렵 독일에 역전당해 지난해보다 두 단계 하락한 5위를 기록했다. 대신 해외 여행지 순위에서 태국·일본·홍콩·싱가포르에 이어 5위를 차지해 단체관광 금지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선호 브랜드에서 일본산 기저귀 메리즈(Merries), 무니(Moony)가 3, 4위를 차지했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이긴 일본의 선전이다. 이 때문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보복에 대한 중국 정부의 ‘민의 기초’ 해명의 허구성과 함께 중국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점차 약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상하이=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신소매(New retail)가 화두..."혁신 없이 앞날은 없다" # “전자상거래는 공군처럼 지상과 결합 없이는 실패"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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