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구글과 세금 공방 2라운드 “영국서처럼 한국서도 매출 밝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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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성숙. [뉴스1]

한성숙. [뉴스1]

세계 최대 포털 구글과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간의 공방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유튜브 공짜 인터넷망 사용도 지적

네이버는 9일 구글코리아를 겨냥한 A4 8매 분량의 공개 질의서를 한성숙(사진) 대표 명의로 발표했다. 지난 2일 구글코리아가 국정 감사장에서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발언에 반박하는 자료를 낸 데 대한 재반박인 셈이다.

한 대표는 구글과 관련한 7가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두 회사가 갑론을박을 벌이는 대표적인 이슈가 세금이다.

한 대표는 “구글은 영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매출을 공개해왔다던데 왜 국내에서만 유독 매출을 공개하지 않냐”며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이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국감에서 “국가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한 지적이다.

구글코리아는 2일에도 “국내 세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매출과 세금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네이버는 “한국에서 충분한 고용 효과를 내고 있다”는 구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2006년에는 정부로부터 거액의 지원을 받으며 연구·개발(R&D) 인력을 고용하겠다던 구글이 약속을 지켰는지, 매출에 걸맞은 고용을 하고 있냐는 것이다.

국내 IT 기업들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인터넷망 사용료도 이날 언급됐다. 구글이 국내 1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엄청난 데이터 트래픽을 이용하고 있지만 정작 망 사용료는 거의 내지 않는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네이버는 “우리는 지난해에만 734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했는데 유튜브와 앱 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은 얼마를 내고 있느냐”고 물었다.

네이버는 구글 검색의 투명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구글이 2일 “자사 검색은 금전적인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이다.

네이버는 “돈을 받는 검색 최적화 업체들과 어뷰징 세력에 의해 검색 결과가 영향을 받는 것은 네이버나 구글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아예 검색 관련 정책과 알고리즘을 제삼자에 공동으로 검증받자”는 제안도 했다.

이상우 미디어경영학회 회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국내 기업이 해외 사업자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구글과 같은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매출과 세금, 고용에 대한 정보 공개부터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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