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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 그룹 지주사 밑으로 들어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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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그룹의 지주사인 ㈜LG가 LG상사를 지주사 체제 내로 편입시켰다. ㈜LG는 “개인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LG상사의 지분을 ㈜LG가 사들임으로써 LG상사를 지주사 체제 내로 편입시켰다”고 9일 밝혔다.

㈜LG, 구본무 회장 지분 등 25%매입 #지배구조 단순화해 투명성 강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해당 회사를 지주사의 계열로 인정한다.

이번에 ㈜LG가 사들이는 LG상사의 개인 지분은 모두 24.7%로 수량으로는 957만1336주다. 이 중 구본준 부회장의 지분이 3.01%로 가장 많고, 구본무 회장 지분 2.51%, 구광모 상무 지분 2.11% 등이 포함됐다. ㈜LG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계약 체결일인 9일 종가(3만1000원)로 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전체 인수 규모는 2967억원이다. ㈜LG는 향후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거쳐 LG상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상사의 지배구조는 기존 개인 대주주 중심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된다.

㈜LG는 LG상사의 개인지분 매입에 나선 데 대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온 기업으로서 LG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간 국내에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각 계열사에 대해 개인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고 지주사 지분율을 높여, 지주사 체제로 편입시키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경영 투명성이 높아져서다.

자회사로 편입되면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간 LG상사는 LG로부터 계열분리된 개인 주주 비중이 높아 지분율 하락 가능성이 상존해 왔다. 실제 LG 계열 개인 대주주의 지분율은 모두 12%에 불과했다. 이번 결정으로 ㈜LG는 자원 개발과 인프라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는 LG상사에 대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LG 관계자는 “200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LG상사는 상사와 패션의 계열 분리를 앞두고 있어서 지주사로 편입하지 못했다”며 “이번 편입으로 지주사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게 되면서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LG 아래로는 LG전자·LG화학·LG생활건강·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편제돼 있다. ㈜LG는 이들 회사의 지분을 각각 30% 안팎 보유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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