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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맑았던 10월 하늘…“中 당대회 덕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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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동반 방문이 무산된 것은 중국발(發)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와 안개 때문이었다. 헬기 착륙이 여의치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DMZ를 코앞에 두고 회항해야 했다.

중국도 지난 4일부터 베이징 등 북부 지역에 심각한 스모그가 시작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8~9일을 기점으로 공기는 다시 맑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의식해 고강도 스모그 예방조치를 시행한 덕분이다.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낸 8일 서울 반포대교 위 도심이 뿌옇다. 우상조 기자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낸 8일 서울 반포대교 위 도심이 뿌옇다. 우상조 기자

보통 중국의 겨울철 난방이 시작되는 가을철은 대기의 질이 급격히 나빠진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과 중국에선 맑은 하늘이 유난히 오래 지속됐다.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대대적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9일 환경부의 ‘중국 국경절 연휴 및 당 대회 미세먼지 분석’에 따르면, 국경절(1∼8일)과 19차 당 대회(18∼24일)를 치른 10월 한 달간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 2016년보다 각각 26%, 36% 낮았고 한국도 ‘좋음’ 수준을 보였다.

10월의 완연한 가을 하늘. [연합뉴스]

10월의 완연한 가을 하늘. [연합뉴스]

특히 베이징과 서울은 미세먼지 농도가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데, 8일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오르면 10일께 서울의 농도가 오르는 식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중국 베이징시에서 벌인 강도 높은 대기오염 규제가 우리나라 공기 질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국경절 8일간 베이징시 도로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35만여대 중 2000대가 넘는 환경규정 위반 차량을 적발했다. 당 대회 기간에는 공장 조업 중단 조치와 함께 다른 도시 화물·택배 이송 차량의 베이징시 출입을 금지했다고 한다.

베이징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을 앞두고도 허베이성 내 일부 공장의 생산을 중단시켰고, 환경보호부는 이틀간 751개 기업에 대한 현지 점검에 나서 먼지를 일으킨 공사 현장이나 도로 등에서 47건을 적발했다.

앞서 현지 환경보호부 관계자는 “6일을 기점으로 오염 농도가 최고치에 달하겠지만, 7일 밤부터 8일까지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오염 농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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