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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P 1,000억불시대로 진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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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계속된 정치소용돌이, 격심했던 노사분규·수해·환율절상등 악재가 겹쳤는데도 불구하고 12·2%라는 세계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새삼 우리경제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갖게 한다.
고성장도뿐만 아니라 1백억달러의 국제수지혹자에 작년보다 못하긴 하지만 물가안정도 이루었다는 점에서 더욱 대견스러워 보인다.
지금까지 지녀왔던 인식보다도 우리나라 경제는 체질이 튼튼해지고 볼륨도 훨씬 커졌다는것은 지난 여름의 노사분규와 풍수해 피해를 거뜬히 극복한 사실에서 알수 있다.
올해 일본은 성장률이 3·8%, 미국은 2·7%, 대만은 11·2%, 서독은 3·8%, 싱가포르는 8%로 각각 추정되고 있다.
올해 높은 성장에 힘입어 우리경제는 연간 총GNP가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금년도 우리경제성장의 특징은 연간파급효과가 큰 제조업이 수출·설비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전체 성장을 주도한것을 비롯, 산업구조의 고도화·투자재원의 지랍·내구재소비의 대폭증가·국제수지 흑자에 따른 외채감소등을 들수 있다.
제조업은 전기 전자·자동차·섬유·신발류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환율절상·덤핑관세 부과등 미국의 보호무역조치 강화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23·8%나 증가하고 기계설비투자가 18·9%나 늘어난데 힘입어 16%의 성장률을 기록, 전체성장을 주도했다.
다른 산업의 성장률은 농림 어업부문이 풍수해로 마이너스 0·6%, 광공업 15·4%, 건설및 전기 가스 수도사업 13·5%, 서비스업이 11·8%의 성장으로 나타나 제조업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8월 노사분규가 극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성장률이 작년의 17·4%와 비슷했다는 것은 우리기업의 성장잠재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뜻한다.
장래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국내투자율은 기계설비를 증심으로 설비투자가 13·5%나 증가, 29·3%에 달했다.
국민저축률이 35.8%로 작년(32·8%)에 이어 투자재원의 완전 자립이 실현돼 외국에 차관을 제공하는 단계로 자리를 굳힌것도 높게 평가해야할 일이다.
경제구조는 중화학 제품을 중심으로한 제조업의 높은 성장으로 인해 농림 어업의 비중은 줄고 광공업의 비중은 높아지는등 산업구조가 한층 고도화됐다.
제조업의 비중이 작년의 30%에서 30·7%로 늘고 농림 어업은 12·3%에서 11·5%로 감소했다.
제조업중 중화학공업의 비중은 56·8%에서 57·9%로 높아진 것이다.
올해 소비증가율은 8·1%로 완만한 상승에 그쳤지만 승용차는 35·2%, VTR는 23·5%, 음 향기기는 42·3%씩 팔려 소득증가를 바탕으로 내구재소비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처렴 87년도 경제모양은 핑크빛이지만 분배·대일무역의존도및 수츨입 의존도심화·국제수지흑자에 따른 통화관리문제·통상마찰의 심화등 구조적 문제점도 많다.
올해 국제수지흑자 때문에 연말 총통화 증가율이 22%를 웃돌것으로 보이는데 근본적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에 인플레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렴 통화안정증권을 팔아시중돈을 흡수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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