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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D-100] 수도권 '빅3'단체장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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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5·31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홍보 포스터와 기타 투표 물품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2007년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장 등 16개 특별.광역시, 도의 단체장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의 대권 구도와 차기 대선 주자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방선거전을 재미있게 보기 위한 몇 가지 관찰 포인트.

◆ "뒤집힌다" vs "설마"=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을 10~15% 앞선다. 현재 분위기는 확실히 한나라당 쪽으로 쏠려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체제의 출범으로 상황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2004년 1월 첫 번째 의장을 할 때에도 한나라당과의 지지율을 역전시킨 적이 있다.

정 의장 쪽에선 호남지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정동영 밀어주기' 바람이 생겨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 의장이 지지율 역전에 실패하거나 서울.인천.경기의 수도권 '빅3 단체장'중 한 석도 건지지 못할 경우 그는 차기 대선 주자로서 큰 시련을 맞을 수도 있다. 지방선거가 정 의장에겐 도전이자 위기인 셈이다.

◆ 물고 물리는 차기 주자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압승 분위기가 오히려 부담이다. 원래 수도권 빅3 단체장의 선거결과는 때마다 요동친다. 서울시는 민선 초대(조순).2대(고건)시장이 모두 열린우리당의 전신인 민주당 출신이었다. 따라서 빅3 지역을 한나라당이 2회 연속 장악하기는 통계적으로 쉬운 게 아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표에겐 '23:0 선거승리'의 신화가 따라다닌다. 따라서 한 곳이라도 패배할 경우 박 대표의 상처는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표의 성패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앞날과도 관계가 있다. 두 사람은 선거에 공조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너무 커지면 상대적으로 자신은 왜소해지는 제로섬 관계에 있는 측면도 있다. 즉, 공조와 견제가 동시에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서울시장에겐 무엇보다 '서울 수성'이 중요하다. 서울을 열린우리당에 내줄 경우 그동안 쌓아온 치적이 단숨에 '무리한 사업'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다. 이 시장에겐 '전국 승리'보다 '서울 승리'가 더 의미 있다는 주장이 그래서 나온다.

◆ 고건의 선택=지방선거 합종연횡의 중심엔 고건 전 총리가 있다. 그는 최근 한화갑 민주당 대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 등을 잇따라 만났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신임의장과는 26일께 만난다.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할 것인가, 관망할 것인가. 참여한다면 정치세력을 만들어 할 것인가, 기존 정치세력과 연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다. 지방선거에 참여해 이기면 세가 형성되겠지만 별 성과가 없으면 고건 지지율이 거품이란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분명한 건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이다. 한나라당엔 이미 차기 주자 두 명(박근혜.이명박)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가 그리는 최상의 최종적인 그림은 열린우리당.민주당.국민중심당이 통합해 자신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것이다. 지방선거 전에 정치권의 짝짓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이와 관련, "현실적으로 지방선거 이전에 민주당과의 통합은 어려움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 호남의 민주당, 충청의 국민중심당=중부권 신당을 표방한 국민중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이 걸려 있다. 지역주의 정당이란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충청권 교두보를 확보해야 할 입장이다. 심대평 대표와 이인제 지방선거대책위원장의 힘이 충청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지 관심이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거센 도전에 맞서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수성전을 벌여야 한다.

이 밖에 4월에 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그 성과가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거리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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