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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상승·원절상 난제에 숨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동안 소강상태 내지는 반등세를 보이던 달러화, 기름값및 국제금리가 다시하락세를 보임으로써 3저현상의 지속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86∼87년에 걸친 우리나라의 호경기와 국제수지흑자의 실현은 3저현상의 덕을 크게 본것이 사실인 만큼 3저의 지속은 임금상승·원화절상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내년도 경제를 풀어나가는데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할것으로 보인다.

<달러하락>
달러화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연일 전후 최저시세를 경신하고 있다.
금년 2월 선진7개국의「루브르합의」이래 달러당1백40∼1백50엔수준에서 소강상태를 보이던 미달러화는 금년 가을 특히 10월19일의 주가대폭락을 계기로 연일 하락세를 보여 12월17일에는 달러당 1백25엔90센의 최저시세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은 하락세가 앞으로도 지속돼 연말부터 연초에 걸초 1백20엔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달러화가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무역수지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미행정부와 의회가 합의한 재정적자 감축조치가 원만히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주가폭락이후 미국이 루브르합의의 실행을 포기, 달러화하락을 방치할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10월까지 미무역 수지적자는 1천4백80억달러로 이대로 가면 지난해(1천5백62억달러) 수준을 넘어 다시 사상최고를 기록할 것이 분명해지고있다.
이런 가운데 무역적자축소를 위해서는 미행정부와 업계가 달러화하락을 계속해야한다는 분위기가 여전히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펠드스타인」전미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의장은 최근『달러화는 장기적으로 1달러=1백엔까지 하락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투매를 유발하기도 했다.
달러화안정을 위해 미국측은 일본·서독등 선진국간의 경제정책의 협조를 강조하고 있고 외견상 정책협조무드가 이루어져 일본이 내수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서독도 금리인하움직임등을 보이고 있는것이 사실이나 미국의 요구와 다른 선진국들의 대응에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고 특히 일본·서독등은 미국의 재정적자축소등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어 선진국간 협조에 의한 환율안정은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여건에서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긴축보다는 경기부양을 택하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어서 금리·환율 양면으로 모두 제약을 받고 있기도 하다.

<기름값하락>
국제원유가도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뉴욕시장의 대표유종인 서부텍사스중질유(WTI)시세는 배럴당14.99달러로 86년이후 최저시세를 기록했고 유럽현물시장의 주종원유인 영국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14.43달러로 지난8월의 22달러에 비해 무려 8달러나 폭락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공시유가는 18달러에 그대로 묶여있으나 실제거래가격은 나라마다 이수준을 크게 밑도는 선에서 형성되고 있는데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11월의 배럴당 16달러55센트에서 이달 21일에는 13달러75센트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유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0PEC의 과잉생산 국제노력이 실패함에 따라 OPEC각국이 제각기 석유생산을 늘려 싸게 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오스트리아외 빈에서 열린 제82차 OPEC총회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하는 온건파가 공시가 인상 및 산유량감축을 주장하는 이란등 강경파를 누르고 하루 생산량 1천6백60만배럴, 기준공시가 배럴당 18달러를 유지하기로 함으로써 유가하락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OPEC 13개국의 산유량은 1일 1천7백40만 배럴로 이제까지의 기준 산유량을 훨씬 넘고 있는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개선될 전망은 별로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유도입량은 86년의 경우 모두 2억2천27만배럴로 31억6천만달러의 외화를 지불했으며 올해는 3·4분기까지 1억4천3백70만배럴을 도입, 24억8백만달러를 지불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원유도입량을 지난해보다 10%줄어든 2억배럴규모로 잡고 평균단가로 배럴당 l7달러로 계산, 모두 34억달러정도로 원유도입비를 추산한바있으며 유가하락추세에도 불구, 금년의 석유대금지불을 당초 예상선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동자부는 내년도 원유도입량도 올해 수준인 2억배럴에 평균도입단가를 19달러로 추정해 놓고 있는데 국제원유가가 평균3달러정도 하락할 경우 6억달러정도의 외환수지가 개선될 전망이며 이로인한 국내경제가 더욱 활성화 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임병태·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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