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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포의 주전력인 발칸에 '눈' 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열 영상 야간조준기가 탑재된 발칸. 오른쪽 상단에 장비가 야간에 열로 영상을 획득하는 열 영상 카메라다. [사진 방사청]

열 영상 야간조준기가 탑재된 발칸. 오른쪽 상단에 장비가 야간에 열로 영상을 획득하는 열 영상 카메라다. [사진 방사청]

한국군의 주력 방공포인 발칸에 새로운 눈이 달린다.

방위사업청은 육군·공군·해병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20㎜ 견인대공포(발칸)용 열 영상 야간조준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해 5월 한화시스템 등 7개 국내 기업과 함께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성공으로 2018년부터 발칸용 열 영상 야간조준기는 전력화할 예정이다.

현재 발칸에는 미광 증폭식 야간조준경(TVS-5)이 장착돼 있다. 미광(微光) 증폭식은 밤에 달빛 또는 별빛과 같은 미세한 빛을 흡수한 뒤 이를 증폭해 영상을 밝게 보이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그런데 미광 증폭식 야간조준경은 발칸의 사거리 이내 가까운 거리의 표적만을 볼 수 있고, 또 영상도 불명확하게 나왔다. 이 때문에 새로운 야간조준기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열 영상 야간조준기는 야간에 표적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영상을 획득한다. 미광 증폭식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발칸의 야간 사격능력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한다. 특히 야간에도 적기나 무인기가 발칸 사거리 내에 진입하기 훨씬 전부터 탐지할 수 있어 공중위협에 대해 충분한 대응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구 방사청 방공유도무기사업팀장은 “북한군의 주요 비행침투수단인 AN-2기나 무인기 등의 야간 침투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 옥상에 배치된 발칸 방공포대. 시내 한복판에 있지만 외부와는 단절돼 '도심 속 GOP'라고 부른다. [사진 육군]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 옥상에 배치된 발칸 방공포대. 시내 한복판에 있지만 외부와는 단절돼 '도심 속 GOP'라고 부른다. [사진 육군]

발칸은 1959년 미국이 개발했다. 6개의 총열이 빠른 속도로 돌아가면서 쏘는 방식의 개틀링 방식의 대공 기관포다. 분당 7200발의 연사를 할 수 있다. 이름의 어원은 로마 신화의 대장장이 신 불카누스(헤파이스토스)의 영어식 명칭 벌컨(Vulcan)에서 왔다. 한국에서는 발칸으로 부른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 도심의 고층 빌딩 옥상엔 육군의 방공포대가 배치돼 있다. 서울 시내에서만 수십 개라고 한다. 이들 포대는 발칸과 미스트랄 지대공 미사일로 무장했다. 시내 한복판이라도 외부와 단절돼 ‘도심 속 GOP(일반전초)’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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