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CT 기업 日 진출 러시…중국판 카카오택시 ‘디디추싱’도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택시배차 서비스 업체인 중국의 디디추싱이 내년 봄부터 일본 도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간판급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사업자들이 차례차례 일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의 일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판 카카오택시’로 불리는 세계 최대 택시배차 공유서비스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도 일본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日 최대 택시업체와 손 잡고 내년 봄 도쿄서 서비스 #일본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도 도입 배경 #알리페이, 모바이크, 투자 등 속속 日서 사업 시작

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일본 최대 택시기업인 다이이치교통산업과 손을 잡고 내년 봄부터 도쿄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서비스 내용은 국내 카카오택시와 유사하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지도상에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을 지정하면 택시업체가 이용자와의 거리, 가능 여부 등을 따져 선별한 택시를 보내는 식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우버로 대표되는 개인 차량을 이용한 유료 호출 서비스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디디추싱은 중국 내 우버 사업을 인수하는 등 개인 차량 이용 서비스에 강점이 있지만, 일본 내에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본 국내 택시 사업자와 제휴한 것이다.
현재 디디추싱 앱에 등록된 이용자는 4억4000만 명, 하루 이용 건수만 210만 건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사업 파트너인 다이이치교통산업도 8700여 대의 택시를 운영 중인 일본 최대 사업자다. 닛케이에 따르면 다이이치교통산업 측은 “내년 봄 도쿄 시내에서 운행 중인 500여 대에 우선 디디추싱 앱을 연동시킨 뒤 사업성을 판단해 전국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의 시장에서 한 여성이 알리페이 QR코드를 이용해 결제하고 있다. [베이징 EPA=연합뉴스]

 다이이치산업이 디디추싱을 제휴 상대로 선택한 데엔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택시 수요를 고려한 측면도 있다. 두 사업자는 수수료 등 세부적인 운영방식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라고 한다.
디디추싱과 같은 중국의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 사업자들은 보수적인 일본 시장을 교두보로 삼아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에서 사업성이 검증되면 다른 선진국 시장 진입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유자전거 업체 모바이크는 지난 8월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중국판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민박사이트 투자(途家)도 최근 일본 라쿠텐과 제휴 협정을 맺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들이 진입규제와 같은 허들에 기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중국 기업에 선수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