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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호스피스 봉사 한 후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 생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by 강보경·김지우

호스피스라는 단어를 들어 본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호스피스 병동에 방문하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적죠. 학생들에게 호스피스를 알고 있지만 직접 찾아가 돕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상당수로부터 ‘알고만 있을 뿐,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 또 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혹은 ‘아무래도 병동이고, 분위기가 우울할 것 같아 도우러 가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등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호스피스의 전부일까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말기암 환자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주고 있다. 누군가 다가와 따뜻한 손을 한 번 내미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겐 큰 위로가 된다. [사진=중앙포토]

’용기를 잃지 마세요.“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말기암 환자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주고 있다. 누군가 다가와 따뜻한 손을 한 번 내미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겐 큰 위로가 된다. [사진=중앙포토]

호스피스는 죽음이 임박한 환자를 돌보는 의료시설을 가리킵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가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풀죠. 호스피스 병동은 2016년 6월 기준, 참여 기관수 72개소, 1180개 병상에 이릅니다.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호스피스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고 이를 알리기 위해 저희 TONG청소년기자들이 용인외대부고 호스피스 봉사동아리 HAFSPIECE(이하 합스피스)를 인터뷰하고 호스피스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용인외대부고 호스피스 봉사 동아리인 합스피스와 만나 호스피스 봉사 활동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합스피스’는 어떤 곳인가요.
“저희 합스피스는 샘물 호스피스 병원에서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남은 삶을 잘 보내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돌보는 활동을 합니다”

-호스피스 병원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환자분들의 목욕과 식사, 빨래, 청소 등을 도와 드리는 간단한 가사 노동부터 환자분들께서 즐겁게 지내실 수 있게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마사지를 해드리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며 어떤 것을 느꼈나요.
“봉사활동을 하며 환자들이 생을 잘 마무리 하도록 돕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병동에 계신 분들에게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거들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호스피스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호스피스에 대해 소개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호스피스는 환자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런 일을 하며 많은 사람의 마지막 순간을 보면 세상 모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동에 대해 ‘어둡다’, ‘음침하다’ 등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죠. 그렇기에 많은 학생들이 호스피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같이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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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마련된 사진전도 열렸니다. 서울 충무아트센터 갤러리에서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있는 것은 아름답다’ 전시입니다.

이 사진전을 주최한 사진 작가 앤드루 조지(Andrew George)가 2년여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찍은 사진과 사진 속 인물과의 인터뷰 및 자필 편지를 함께 전시했습니다. 이외에도 사진전의 내용이 담긴 책을 감상하고 1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시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친 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앞으로 삶을 더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의 이야기는 우리와 멀리 떨어진 것, 혹은 어둡고 음침한 것이 아닙니다. 남들보다 죽음의 기로에 더 가까이 선 사람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는 특별하고 감동적이며, 우리에게 하나의 조언이 됩니다.

앤드루 조지는 병동에서 만난 환자를 어떤 병을 지닌 누구라고 접근하기보다, 이야기로 가득 찬 특별한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호스피스의 기본 원칙과도 일치합니다. 환자를 단순히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삶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고, 고통을 덜어 주는 것. 우리 역시 앤드루 조지와 같이, 그리고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학생들처럼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습니다.

글·사진=강보경·김지우(용인외대부고 2)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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