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열차서 대변 소동···승객 반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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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사진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지난 12일 오후 6시 40분쯤 퇴근 시간 사람들로 붐비던 서울 지하철 3호선 대화행 열차 안에서는 소동이 있었다. 안국역을 지나던 무렵 열차 바닥에서 대변이 발견된 것이다.

이를 본 승객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뒷걸음질 쳤다고 한다. 일부 승객이 휴대전화로 신고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현장을 외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연합뉴스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를 발견한 한 중년의 여성 승객은 선뜻 다가가 배설물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변 여성 승객들도 하나둘 다가가 물티슈로 바닥을 닦았다.

[사진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사진 연합뉴스TV 영상 캡처]

이 여성 승객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겠냐"면서 "사료를 먹는 개의 배설물에서는 그런 심한 냄새가 안 난다. 사람의 대변 같다"고 말했다. 또 "누구나 누는 게 대변 아니냐. 마침 일회용 비닐장갑이 가방에 있길래 치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안국역에서 9번째 역인 지축역에 도착해서야 청소 아주머니가 소동이 벌어진 열차 안에 올라탔다. 이미 청소는 끝난 후였다.

이 영상은 연합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만 20만회가 넘게 재생되며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아주머니. 복 받으세요" "아주머니 천사인 듯" "같이 치운 여성분들도 대단" 등 대변을 치운 여성들의 행동을 칭찬하는 댓글들이 대다수다.

17일 안국역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날 관련 기록을 확인해보니 한 용감한 아주머니가 대변을 치운 것으로 돼 있다"며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역 쪽으로는 관련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교통공사 측은 "3호선 열차에는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누가 대변을 싼 것인지 혹은 의도적으로 오물을 뿌린 것은 아닌지 등 정확한 상황 파악은 어렵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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