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해' 여중생 선처해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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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40)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존속 살인)로 지난 17일 구속된 여중생 이모(14.강원도 강릉시)양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강릉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0일 현재 '이양을 이른 시일 안에 사회의 품에 돌아오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는 글이 1000여 건 게재됐다.

네티즌 이정희씨는 "연약한 한 아이가 절체절명의 위기의식과 한계상황에서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등 강릉지역 4개 시민단체도 대책위를 구성한 데 이어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이양의 구명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이양의 고모부 김모(47)씨는 "이양은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 왔다"며 "이양이 네 살쯤 됐을 때 이양의 아버지가 아이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것을 큰고모가 겨우 살려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이양은 지난 15일 오후 10시50분쯤 아버지가 집에서 술에 취해 중풍에 걸린 할아버지(74)와 할머니(70)는 물론 자신마저 폭행하자 아버지를 넥타이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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