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이사장을 둘러싼 MBC 사옥 특정인에 매각 압박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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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 [중앙포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 [중앙포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이 MBC의 서울 여의도 사옥을 특정인에게 매각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 이사장은 MBC 노동조합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MBC 노조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2월 고 이사장이 백종문 당시 미래전략본부장(현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여의도 사옥 부지를 사겠다는 유능한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사회는 MBC 사옥 부지를 다른 외부 사업자와 공동개발하기로 의결했었는데, 고 이사장이 이를 어기려 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또 “MBC 사규에 따르면 사옥의 공개매각이 아닌 수의계약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MBC 경영실무진은 고 이사장이 소개한 사업가에게 이런 내용을 설명하며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노조는 “그럼에도 고 이사장은 ‘4800억원을 준다는데 수의계약이 안 된다는 건 팔기 싫다는 거냐’며 이사회에서 발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 이사장은 “매각보다 개발이 더 적절하다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분석 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현재 MBC 여의도 사옥은 해당 사업가와의 매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고 이사장 측은 “한 사업가로부터 좋은 제안이 들어와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준 것 뿐”이라며 “특정 사업가와의 유착해 부정한 일을 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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