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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세탁기 넣고, 무릎 꿇리고…'인종차별' 광고, 도브뿐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적인 바디케어 브랜드 도브에서 내놓은 광고를 향한 비난이, 업체의 공식 사과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검은 피부보다 하얀 피부가 우월하다는 식의 묘사 #도브뿐 아니라 인텔, 니베아 등 글로벌업체도 곤욕

해당 광고는 흑인 여성이 티셔츠를 벗으면 백인이 된다는 설정으로 인종차별이란 비판을 받았다. 일부에선 ‘광고 뒷부분에는 백인 여성이 티셔츠를 벗으면 갈색 피부의 여성이 되는 장면이 있으며, 이는 다양성을 표현하려는 의도’라는 반박이 나오지만, 도브 측이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표현하는 데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도브 광고 [소셜미디어 캡처]

도브 광고 [소셜미디어 캡처]

‘여성이 셔츠를 벗으면 다른 사람이 된다’는 설정 자체에 대한 비판도 있다. 한 대학생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브의 광고는 ‘왜 여성이 그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인종차별적 내용으로 지탄받았던 대표적인 광고들을 소개했다. 주로 ‘검은 피부보다 하얀 피부가 낫다’는 인식을 담은 것으로, 미국 등 서구뿐 아니라 중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 제작한 광고도 문제가 됐다.

흑인이 백인에게 절하는 듯한 모습

인텔 광고

인텔 광고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은 2007년 광고 한 편으로 큰 곤욕을 겪었다.
중앙에 서 있는 백인 남성을 둘러싸고 여섯 명의 흑인이 단거리 육상 경주 전 출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으로, ‘마치 흑인이 백인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처럼 연출됐으며 흑인 노예와 백인 주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텔 측은 당시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도로 만들었지만 뜻하지 않게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져 유감스럽다”며 사과했다.

흑인을 세탁기에 넣으면 하얘진다?

문제가 된 중국 세제 광고

문제가 된 중국 세제 광고

문제가 된 중국 세제 광고

문제가 된 중국 세제 광고

지난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선 중국 세제업체 차오비의 광고가 크게 논란이 됐다.
한 중국 여성이 흑인 남성의 입에 세제를 넣고 세탁기에 밀어넣자, 피부색이 하얘진 중국인으로 변해 나온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광고가 퍼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물론 전 세계인이 ‘최악의 인종차별 광고’라며 비난했다.

더타임스는 “광고로 물의를 빚었던 다른 업체들이 즉각 사과한 것과 달리 이 세제 업체는 ‘(사람들이) 너무 민감하다’는 반응만 내놓았을 뿐,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얀 피부야말로 승리의 열쇠?

태국 화장품 광고

태국 화장품 광고

태국에서는 미백 화장품 광고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1월 태국 화장품업체 ‘서울 시크릿’은 현지 유명 스타를 기용한 미백 화장품 ‘스노즈’ 광고에서, 하얗게 빛나는 주인공의 얼굴과 대비되는 검은 피부의 여성을 등장시켰다. 곧이어 남성 내레이터가 “이기려면 하얘져야 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검은 피부보다 하얀 피부가 우월하다는 내용이어서다.

역시 큰 비난을 받은 이 업체는 광고를 내놓은 당일 공식 성명을 발표해 사과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업체가 한국과 아무 관련이 없음에도 브랜드명을 ‘서울 시크릿’으로 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당시 국내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하얀색은 순수하다?  

니베아 광고

니베아 광고

독일 바디케어 브랜드 니베아는 중동 시장을 목표로 한 데오드란트 광고에서 “하얀색은 순수하다”는 카피를 걸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그렇다면 검은색은 불순한 것이냐”는 비판을 쏟아냈고, 니베아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광고를 즉시 철회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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