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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가계대출 금리 5개월째 오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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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근 콜금리 인하로 예금.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액 가계대출 금리는 5개월째 올랐다.

신용카드 연체 등을 갚기 위해 소액 대환대출(빚을 새로 얻어 기존 빚을 갚는 것)이나 무담보 신용대출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액 가계대출은 여전히 저금리의 '사각 지대'인 셈이다.

◇계속 오르는 소액 대출금리=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기관 가중 평균 금리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09%로 6월에 비해 0.06%포인트 내렸다.

대출 평균 금리(당좌대출.마이너스 통장 대출 제외)도 연 6.2%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이자가 1~2%대인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까지 포함한 잔액 기준 예금 평균 금리는 연 3.97%로 3%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5백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는 연 8.78%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상승했다. 소액대출 금리는 지난 2월 연 6.92%에서 5개월 만에 1.86%포인트가 올랐다.

박승환 한은 통화금융 통계팀 차장은 "가계대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중금리와 연계돼 연 6%대로 떨어지고 있지만 소액대출은 카드 연체금을 갚기 위한 대환대출이 늘어나고 급전이 필요해 무담보 신용대출을 찾는 사람이 많아져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환대출의 경우 연체 이자율(연 25~29%)보다는 낮지만 연 10~20%대의 높은 이자를 물리는 데다 최근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경영이 악화된 은행들마다 소액대출을 보다 깐깐하게 다뤄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대 금리차도 벌어져=지난 5월과 7월 한국은행이 잇따라 콜금리를 내렸지만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빨리 떨어져 예금과 대출 금리 사이의 격차도 더 커졌다.

지난 연말에 비해 예금금리는 0.6%포인트 내린 반면 대출금리는 0.38%포인트 하락에 그쳐 예대금리차가 지난해 말 1.89%포인트에서 2.11%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 5월 이후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단기 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졌던 채권 금리도 지난달 들어서는 CD(91일짜리)와 국고채(3년짜리) 금리가 각각 연 4.15%, 4.37%를 기록, '장고단저(長高短低)'의 흐름을 되찾았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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