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묘길과 나들이 불청객, '진드기·모기'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대전시립공원묘지에 성묘를 온 시민들이 벌초하기 위해 예초 기기와 낫 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이처럼 수풀이 많은 곳에선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앙포토]

대전시립공원묘지에 성묘를 온 시민들이 벌초하기 위해 예초 기기와 낫 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이처럼 수풀이 많은 곳에선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앙포토]

귀성·귀경, 성묘·벌초, 나들이….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를 맞이해 집 밖으로 나서는 인원이 많다. 바람이 선선해진 가을 날씨도 야외활동에 알맞다. 하지만 즐거운 야외활동이 되려면 '불청객'을 조심해야 한다. 더운 여름 해충의 대명사로 알려진 진드기와 모기다.

날씨 선선해진 가을이지만 방심은 금물 #진드기·모기 활동 여전하고 감염 환자↑ #SFTS는 고열·구토 등 증세, 치료제 없어 #털진드기 물린 자리엔 검은 딱지 나타나 #풀밭에선 돗자리 쓰고 귀가 후 옷 털어야 #성묘 후 고열, 두통 나면 진드기 의심해야 #모기 개체, 국지성 호우 등으로 최근 늘어 #일본뇌염 모기 물려도 100% 감염되진 않아 #야외활동 긴 옷 입고 물 웅덩이선 물 빼내야 #아동은 연중 어느 때나 무료 예방접종 가능

  각종 질병을 옮기는 진드기·모기는 가을이 됐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오히려 이들 해충에 물려서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더 커진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10월 말까지 활발하게 활동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연중 9~11월에 일본뇌염 환자의 90% 이상 발생한다.

모기를 막기 위한 민관 합동 방역이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뚝섬유수지 체육공원에서 실시됐다. [중앙포토]

모기를 막기 위한 민관 합동 방역이 지난 7월 서울 성동구 뚝섬유수지 체육공원에서 실시됐다. [중앙포토]

  진드기도 마찬가지다.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옮기는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는 해마다 11월까지 유행이 지속한다. '털진드기'가 전파하는 쓰쓰가무시증도 유충이 활발히 활동하는 9~11월에 환자의 90%가 집중된다.

  진드기·모기에 따른 질병은 평상시 예방 수칙만 지킨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제일 중요한 원칙은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주의 사항과 질병 감염 시 기억할 점 등을 정리했다.

진드기는 '풀밭' 조심

SFTS를 일으키는 작은소피참진드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SFTS를 일으키는 작은소피참진드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면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그리고 1~2주 이내에 고열과 구토,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SFTS에 걸린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SFTS에 따른 피해가 유독 늘었다. 올 해 1~8월 환자는 121%, 사망자는 244% 증가했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면서 자연 치유를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

쓰쓰가무시증을 유발하는 털진드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쓰쓰가무시증을 유발하는 털진드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쓰쓰가무시증은 한국 전역에서 발생한다. 주로 경남, 충남, 전남·북 등 남서부 지역에 서식하는 활순털진드기 유충 등이 사람을 물어서 나타난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가피‘라고 불리는 검은 딱지가 생긴다.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오한,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환자 수가 지난해만 1만1105명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SFTS와 달리 항생제를 쓰면 치료할 수 있다.

진드기에 물린 자리. 왼쪽은 작은소피참진드기, 오른쪽은 털진드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진드기에 물린 자리. 왼쪽은 작은소피참진드기, 오른쪽은 털진드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이러한 진드기 감염병을 피하려면 야외활동 시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그냥 앉으면 진드기에 물리기 쉽기 때문에 최대한 돗자리를 펴서 앉는 게 좋다. 또한 등산로를 벗어나 산길을 다니거나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건 피해야 한다. 성묘·벌초 등을 할 때는 긴 옷을 입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집어넣는 게 좋다. 진드기 기피제를 쓰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다.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 옷을 털고 몸을 씻는 게 좋다. 머리카락이나 귀 주변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나들이를 가거나 성묘를 마친 후에 고열ㆍ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면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의심해야 한다. 검은 딱지나 피부 발진이 있는 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 매개 감염 예방수칙. [자료 질병관리본부]

진드기 매개 감염 예방수칙. [자료 질병관리본부]

모기는 '웅덩이' 주의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 [사진 질병관리본부]

모기와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8월 마지막 주 서울 모기 채집지 56곳에서 잡힌 모기는 311마리였다. 하지만 기온이 떨어진 9월 넷째주엔 오히려 3배 이상인 937마리로 늘었다. 초여름까진 가뭄이 이어지다가 8월 이후 국지성 호우가 나타나면서 모기 서식에 적합한 물웅덩이가 늘었기 때문이다.

  모기가 옮기는 일본뇌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대구에서 올해 첫 일본뇌염 환자(75세 여성)가 나왔다. 지난 6월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된 지 2개월 여 만이다.

 일본뇌염 감염을 피하기 위해 생후 12개월~만 12세 아동은 무료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중앙포토]

일본뇌염 감염을 피하기 위해 생후 12개월~만 12세 아동은 무료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중앙포토]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린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건 아니다. 증상이 아예 없거나 열만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250명 중 1명 꼴로 급성뇌염으로 진행된다. 이 중 20~30%는 고열과 두통, 의식 장애 등을 거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일본뇌염을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일본뇌염 환자의 90%가 40세 이상이다.

  일본뇌염을 예방하려면 모기를 피하는 게 최우선이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옷을 입어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모기가 피를 빨지 못 하도록 품이 넉넉한 옷을 택하는 것도 좋다. 옷이나 피부에 모기 기피제를 바르는 한편 모기가 좋아하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을 자제해야 한다.

야외 캠핑 등을 할 때엔 모기를 막을 수 있는 모기장이나 방충망이 필수다. [중앙포토]

야외 캠핑 등을 할 때엔 모기를 막을 수 있는 모기장이나 방충망이 필수다. [중앙포토]

  야외에서 캠핑을 할 때엔 텐트 안에 모기장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집 근처에 물 웅덩이가 있거나 막힌 배수로에 물이 고여 있다면 즉시 물을 빼는 게 좋다. 모기가 서식할 환경을 아예 없애기 위해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동은 예방접종을 받는 게 필수다. 생후 12개월~12세 아동은 집 근처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을 찾아가면 무료로 맞는다. 굳이 여름철에 받을 필요는 없고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하다. 19세 이상 성인도 논·돼지 축사 인근 등 모기 출현이 많은 지역에 살거나 일본뇌염 유행 국가(방글라데시·캄보디아 등) 여행 계획이 있다면 예방 주사를 맞는 게 좋다. 다만 이들은 의사와 상담한 뒤 유료로 접종하게 된다.

모기 예방 수칙. [자료 질병관리본부]

모기 예방 수칙. [자료 질병관리본부]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