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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건강, 지켜야 산다] #27 사소한 미용 문제로 여겨선 안 될 노년기 피부질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선영 기자]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사람들의 피부를 유심히 살펴보면 연령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인데요. 대부분 피하지방이 줄어들어 피부가 얇아지면서 탄력을 잃습니다. 땀도 적게 나 피부가 건조해지죠. 피부로 영양분이 잘 가지 않아 상처가 생기면 쉽게 아물지도 않습니다.   예전에는 노년층의 피부 노화·질환을 사소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인 인구의 증가와 삶의 질 향상, 의학의 발달로 관심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피부 문제가 노인의 경제·사회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버 건강, 지켜야 산다]의 이번 주제는 ‘노년기 피부질환과 피부 노화를 늦추는 관리법’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항산화 능력이 떨어져 피부 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됩니다. 이와 동시에 피부의 탄력성을 좌우하는 물질인 엘라스틴에 변형이 옵니다. 어린아이와 다르게 노인의 피부를 손가락으로 집어 당겼다가 놓았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시간이 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피부의 탄력이 떨어질 때 심해지는 현상이 주름입니다. 탄력 저하로 피부가 접히게 되면서 골이 생기고 굵은 주름이 만들어집니다.   피부의 탄력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햇빛입니다.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수록 피부의 깊숙한 곳인 진피층이 파괴돼 주름이 빨리, 깊게 생깁니다. 햇빛은 검버섯으로 불리는 노인성 반점 생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인 얼굴이나 손, 팔, 등에 잘 생깁니다. 나이가 들수록 표피세포와 피부 속 멜라닌 색소가 증가하는데, 자외선에 노출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집니다. 검버섯은 보통 4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야외 운동을 즐기거나 농사일을 하는 등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긴 사람은 더 일찍 생기곤 하죠.   검버섯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색깔만 짙은 흑자와 볼록하게 튀어나온 지루각화증 등 두 종류로 구분합니다. 지루각화증은 흑자보다 두껍게 나타나는 검버섯입니다. 각질과 표피세포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생깁니다. 흑자는 단순한 색소 레이저 치료로 제거가 되지만 지루각화증은 점을 빼는 레이저로 치료해야 없어집니다. 특히 검버섯은 주름이나 건성 피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하얗게 각질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노인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심해집니다. 노화로 인해 땀 배출이 줄고 기름기가 적어지기 때문인데요. 이런 증상은 건조한 계절에 다리나 팔, 팔꿈치에 잘 생깁니다. 아무리 긁어도 시원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죠.   노인들은 몸을 씻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합니다. 과하게 비누칠을 하거나 때밀이 수건으로 때를 벗기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것도 몸 속 수분이 날아가는 원인입니다. 가려움증이 심한 노인은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비누도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씻은 후에는 보습제를 고루 발라줍니다. 실내 습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는 가습기를 틀거나 빨래를 널어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술을 마시면 피부에 열이 올라 가려움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절주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이 가장 주의해야 할 피부 질환은 피부암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서양에 비해 피부암 환자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피부암 발병이 늘어납니다. 피부가 곱고 흰 사람에게 피부암이 오히려 더 잘 생깁니다.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자외선입니다. 공기가 깨끗하고 햇빛이 많은 해안가에 사는 사람에게 피부암이 더 잘 생긴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피부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쉽습니다. 점이라고 생각되는 부위가 불규칙하게 찌그러져 있을 때, 피부에 생긴 반점이 점점 커질 때, 가렵거나 진물이 날 때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은 피부암은 깨끗하게 잘라내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부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뭘까요. 바로 과도한 햇빛을 쬐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집안에서만 지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죠. 따라서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하되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는 피는 것이 좋습니다.  

구름이 끼었다고 안심해선 안 됩니다. 자외선은 구름을 뚫고 나오기 때문이죠.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 크림을 꼭 발라야 합니다. 땀을 흘리거나 씻으면 닦여져 나가 다시 발라야 합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급적 통풍이 잘되는 헐렁한 긴 팔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상시 피부를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입니다. 새로 생긴 반점은 없는지, 원래 있던 반점의 크기가 커졌는지, 점의 모양이 울퉁불퉁하지 않는지 등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가 필요한 것인지 상담을 받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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