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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연인이 캡슐 속에 들어갔다, ‘달달한 작당’ 하러

중앙일보

입력

연인이 캡슐 속에 들어갔다, ‘달달한 작당’ 하러

“나중에 직장생활 하면 사람들이 나를 여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대해줬으면 좋겠어.”

도심 속 조용한 휴가를 원한다면 '이곳'

두런두런 20대 남녀의 말소리가 들렸다.
여자친구가 작은 목소리로 옆에 나란히 누운 남자친구에게 말하는 중이었다.
대학생 커플은 아늑한 캡슐 속에서 함께 누워 책을 읽고 토론했다.
서울 연남동의 그림책 카페 ‘달달한 작당’의 풍경이다.

생소한 이곳이 요즘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에서 화제다.
커튼으로 가려져 있거나 움푹 패인 공간에 들어가 아늑함을 즐길 수 있어 연남동을 찾는 2030 사이에서 인기다.
공간 자체가 주는 매력에다 벽면 가득한 그림책과 간단히 즐기는 주전부리, 그리고 조용하게 깔리는 음악까지.
만화방과 북카페의 중간쯤에 있는 이곳을 인스타에 포스팅한 게시물은 2400여 개(6월 30일 기준)에 이른다.

“신발을 벗어서 신발장에 넣고 슬리퍼로 갈아 신어주세요.”

카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안내다.
신발장을 잠근 열쇠를 직원에게 건네니 신발장 번호와 동일한 번호의 카드를 내밀었다.

3000원을 내거나 음료 한 잔 이상 주문 시 기본 이용시간은 1시간.
그 이후론 5분에 200원씩 추가된다. 1시간이면 2400원인 셈이다.
추가요금은 음료 한 잔으로 대체 가능!

내부 좌석의 유형은 스탠다드형, 아늑형, 아지트형, 캡슐형.
옥상에도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 선선한 봄이나 가을에는 인기가 좋다고 한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겨우 두 명이 쏙 들어가는 작은 공간이 나온다.
캡슐형 공간 맞은편 공간은 대청마루처럼 편하게 앉거나 누울 수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자세로 책을 본다.
혼자 온 여성은 몸을 푹 묻고 다리를 쭉 뻗었고, 대학생 커플은 책에 대해 작은 소리로 토론했다. 아이는 의젓한 자세로 앉아 그림책을 읽었다.

3000여 권의 책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재미난 건 텍스트로만 된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큼직한 글씨와 아기자기한 그림이 특징인 그림책이 대부분이다.

‘어른이(어른+어린이)’를 위한 그래픽노블(Graphic Novel·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 포토에세이, 웹툰, 라이프스타일 잡지 등이 있다.

다 읽은 책은 중앙 테이블에 올려두면 된다. 빌려갈 수는 없지만 일부 책은 살 수 있다.
음료 외에 맥주와 과자도 판매한다. 라면과 짜장라면, 공기밥도 주문할 수 있다.

그저 노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독서가 목적인 손님이 대부분이라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라면 소음에 주의해야 한다.
영업시간 ▶ 평일 : 오전 11시 ~ 오후 10시 / 주말 : 낮 12시 ~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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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하준호 기자
제작 = 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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