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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도 '부적격' 판단 우세... 위기의 박성진

중앙일보

입력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 질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 질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거취에도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11일 청문회 후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박성진 불가론’이 우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의 인사보고서를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사실상 청와대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 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면서도 “부정적 기류가 6대 4 정도로 조금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자진사퇴를 권고하자는 의견, 박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넣자는 제안도 검토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당내 부정적 기류를 감추지 않고 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청문회에서 단순하게 과학자적 측면 또는 신앙의 문제로 보기에는 기관의 장으로서의 역사관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민주당 내의 부정적 기류를 인식하고 있으나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청와대 관계자는 “성향 검증 등에 이슈가 집중되면서 후보자의 중소기업 분야 정책을 검증할 기회가 부족했다”며 “청문회는 끝났지만 중소기업분야 정책역량이나 부처를 이끌 능력 등은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인 시간을 활용하기 바란다”고만 했다. 이 발언은 아직은 정책적 역량으로 박 후보자를 평가해 달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가 자칫 낙마할 경우 청와대와 여당, 모두에게 부담이다.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의 낙마에 이어 인사난맥, 부실검증을 또 다시 확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미 야당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즉각 교체해야 한다"(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청와대는 현재의 인사라인에 대한 근원적이고 심각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정미 정의당 대표)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이 청와대에 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권고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도 당내 부정적 기류를 전달받고 있다"며 "조만간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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