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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세진 스티븐스 돌풍, US오픈 테니스 삼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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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슬론 스티븐스. [UPI=연합뉴스]

슬론 스티븐스. [UPI=연합뉴스]

무명에 가깝던 슬론 스티븐스(24·미국·사진)가 10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매디슨 키스(22·미국)를 세트스코어 2-0(6-3, 6-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스티븐스는 우승상금 370만 달러(약 41억8000만원)를 받았다.

두 달전 957위, 대회 직전 83위로 #사상 2번째 시드 못받고 깜짝 우승 #18일부터 열리는 코리아오픈 출전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스티븐스의 세계랭킹은 957위에 그쳤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US오픈 개막 전 열린 로저스컵과 웨스턴앤서던오픈에서 모두 준결승에 오르면서 세계 8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스티븐스는 이번 대회에선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다. 시드는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초반 맞대결을 피하도록 1~32번까지 부여하는 번호다. 그런데 스티븐스는 상위랭커들을 꺾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09년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 이후 두 번째로 US오픈 여자단식에서 시드를 배정받지 못하고도 우승한 선수가 됐다.

스티븐스는 스무 살이었던 2013년 호주오픈 8강전에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를 물리쳐 화제가 됐다. 흑인인 스티븐스는 어린 시절부터 윌리엄스를 롤모델로 삼고 테니스 라켓을 휘둘렀다. 비너스와 세리나 윌리엄스 자매 이후 이렇다 할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던 미국에서 스티븐스는 차세대 테니스 스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8강에 들지 못했다. 더구나 지난해 8월 리우 올림픽을 마친 뒤 왼쪽 발 부상을 당해 올해 상반기까지 코트에 서지 못했다. 그래도 스티븐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윔블던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른 뒤 두 달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스티븐스는 “복귀한 뒤 얼마 되지 않았는데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기뻐했다. 스티븐스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개막하는 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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