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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김장수 불러 항의 … 환구시보 “사드, 북핵 같은 악성종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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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장수 대사

김장수 대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추가 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한 6일 김장수 주중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런 사실은 7일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확인했다. 겅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중국 등 역내 국가의 안전과 우려를 중시해 (사드) 배치 과정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 장비를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국 측에 (사드 추가 배치를)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사드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로 불려가 항의를 받은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다섯 번째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해 7월 초에는 이틀 연속으로 초치를 당했다.

사드 추가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 #중, 북 핵실험 외면 … 사드는 생중계 #사드 관련 대사 부른 건 벌써 5번째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 #“현대차 중국합작사, 결별도 고려” #반한 감정, 보복 조치 가능성 주시 #주중 대사관 한국민 안전에 비상

중국 언론의 비난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강경 논조의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남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위”라며 “사드는 북핵처럼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 종양’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사드를 배치하는 한국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과 다를 바 없다”며 “한국이 점점 북한처럼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도 썼다. 중국 언론들의 이런 논조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때의 침묵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 비판하는 논평이나 평론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신화통신과 중국 중앙TV(CC-TV)등 주요 관영 매체들은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상세하게 전했다. CC-TV와 인민망은 “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가 정식으로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CC-TV는 서울 주재 특파원을 경북 성주로 급파해 현장 중계를 뉴스 시간마다 내보내면서 “주민과 경찰이 밤새 대치해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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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또다시 고조되고 사드 보복조치가 강화될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중 대사관은 이날 모바일 계정 등을 통해 교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대사관은 공지문에서 “중국 내 체류 또는 방문 중인 국민의 신변 안전 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인과 접촉 시 불필요한 논쟁이나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이와 별도로 중국 내 한국 기업들에 대한 보복조치가 강화되거나 추가되는 것은 없는지 점검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존 보복 조치 이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이 파악된 것은 없다”면서도 “최근 일련의 상황과 분위기로 볼 때 새로운 보복조치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의 합자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납품업체 교체 문제를 싸고 마찰을 빚어 왔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울=손해용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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