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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방화… 등교거부… 부안 시위 갈수록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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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원전수거물관리시설(원전센터) 유치에 반대하는 전북 부안 군민들의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군내 대부분의 초.중학교에서 학생들의 등교 거부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안교육청에 따르면 25일 현재 개학한 22개 초등학교의 전체 학생 4천43명 중 68%(2천7백60명)가, 12개 중학교는 1천4백85명 중 34%(5백12명)가 결석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26개 초등학교 중 미개학 4개교를 제외한 22개 초등학교의 출석률은 31.7%에 불과해 오전수업만 진행하는 등 수업에 차질을 빚었다.

부안동초등학교의 경우 출석률이 20%에 불과해 오전수업만 했고, 변산초등은 1백35명 가운데 7명만 등교했다.

이에 따라 부안동초등학교는 이달 말까지 임시 휴업키로 했으며 출석률이 낮은 학교들은 학교장의 재량으로 2~3일간 수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초.중등 교육법상 결석일수가 연간 수업일(2백20일)의 3분의 1인 74일 이상이면 상급 학년 진학이 안되게 돼 있어 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대량 유급사태가 우려된다.

이날 등교하지 않은 초.중학생 2천5백여명을 포함한 부안군민 3천여명은 25일 오후 2시30분부터 부안수협 앞에서 '핵폐기장 백지화를 위한 등교 거부 선포식'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핵폐기장 유치가 철회될 때까지 수업을 거부하겠으며 김종규 군수를 군수로 여기지 않겠다"는 내용의 결의문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3시10분쯤 '핵폐기장 철회''김종규 군수 퇴진'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장소에서 1.5㎞가량 떨어진 부안군청으로 몰려가 시위를 계속했다.

24일 오후 11시쯤에는 촛불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부안군 부안군청 옆 환경미화원 대기실에 불을 붙여 17평가량의 대기실과 소파.집기 등을 태워 6백6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냈다.

불이 나자 소방차가 즉시 출동했으나 시위대 1천여명이 군청 앞을 가득 메우고 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다.

한편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는 "최소한의 조건과 환경만 마련된다면 정부와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는 등 입장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책위 측은 원전센터 유치 과정 등 모든 절차가 잘못된 만큼 처음부터 백지화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부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안=서형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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