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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킴 "푸드트럭 하루 봉사, 1만명이 열흘간 식량 지원 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26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 1층 중앙광장에 500여 명이 몰렸다. 광장 중앙에 있는 녹색 푸드트럭에서 샘킴 셰프가 만든 고르곤졸라 버섯 크림 파스타를 맛보기 위해서다.

샘킴 셰프, 25~26일 10번째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 벌여 #무료로 파스타 등 음식 나눠주고 자발적 후원자 모아 #"푸드트럭 창업 땐 따뜻하고 도구 없이 먹는 음식이 유리"

샘킴은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 30분까지 500인분의 파스타를 만들어서 무료로 나눠줬다. 전날 대전 패션아일랜드 정문 앞에서 나눠준 파스타까지 1000인분이다. 샘킴은 이틀간 푸드트럭을 찾은 사람들에게 아프리카 같은 세계 식량 위기 지역의 심각성을 적극적으로 알렸고 80명이 즉석에서 정기 후원을 약속했다.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옥스팜×샘킴'의 푸드트럭 캠페인’이 10회를 맞았다. 셰프인 샘킴이 푸드트럭에서 요리하며 긴급구호 전문단체인 옥스팜의 활동을 알리고 이 활동을 통해 모인 후원금으로 옥스팜이 세계 곳곳의 긴급구호지역에 식량을 공급하는 활동이다. 2015년 5월 시작해 3년째다.

지난 25일 샘킴 셰프가 대전 패션아일랜드 정문 앞에서 진행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500여 명의 사람이 몰렸다. [사진 옥스팜]

지난 25일 샘킴 셰프가 대전 패션아일랜드 정문 앞에서 진행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500여 명의 사람이 몰렸다. [사진 옥스팜]

21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만난 샘킴(40)은 앞치마를 한 채 허겁지겁 주방에서 나왔다. 바쁜 때인 점심 시간이 막 지난 때였다. 샘킴은 “평소에도 손님이 많아 바쁘지만, 주말에 진행할 푸드트럭 캠페인 준비에 매일 자정이 넘어서 퇴근한다”고 말했다.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스타 셰프’인 샘킴은 레스토랑 운영과 각종 방송 출연 등으로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런 그가 외식 업계에서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주말 점심때 봉사 활동을 나서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샘킴은 “미국에서 요리를 배울 때 선배 셰프와 푸드트럭 봉사활동을 자주 했고, 언젠가 내가 셰프가 되면 꼭 하고 싶었다”며 “국내에서 푸드트럭 봉사 캠페인은 내가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이 있지만, 푸드트럭을 선택한 것은 ‘찾아갈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샘킴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요리이기도 하지만 후원을 받으려는 입장에서 사람들에게 ‘모여라’하는 것보다 내가 찾아가서 설명하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했다”며 “요리는 관심을 가져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은 오랜 내전으로 식량이 부족한 남수단 같은 식량위기 지역이다. 먹거리에 관심이 큰 셰프로서 직업적인 관심도 있지만 그 심각성 때문이다.

“전 세계인 8명 중 1명이 굶주리고 있어요. 8억명이죠. 특히 내전이나 자연재해 같은 재앙이 덮친 지역은 정말 아수라장이에요. 아플 것을 알면서 진흙물을 마셔야 하는 처참한 상황,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상황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샘킴은 푸드트럭 봉사로 지금까지 9400인분의 음식을 만들었고 이들 중 1200명이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후원금은 대개 월 3만원이다. 샘킴은 “단순히 따져 보면 푸드트럭 운영해서 월 3600만원, 연간 4억3200만원의 후원금이 모이고 있다”며 “푸드트럭 캠페인 한번 할 때마다 1만명에게 열흘간 식량 지원을 할 수 있으니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단발성 이벤트로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년 4번씩 캠페인 함께 하느라 고생하는 후배 셰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진전성 있게 앞으로 5년, 10년 꾸준히 지속하겠습니다.”

샘킴은 두달 전 서울 합정동에 레스토랑 오스테리아샘킴을 열었다. 요리를 시작한지 20년 만에 연 첫 레스토랑(오너)이다. 샘킴은 “기회는 많았지만 창업에 대한 걱정이 컸고 이제야 꿈을 이룬 셈”이라며 “흔히 ‘식당이나 차리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음식점은 요리만 맛있다고 잘되는게 아니에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보고 많이 먹어봐야죠. 무엇보다 콘셉트가 중요합니다. 그게 요리건 인테리어건 사람들이 기억할만한 특징이 있어야 해요.”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26일 경기도 파주시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진행된 '옥스팜×샘킴 푸드트럭 캠페인'에서 샘킴이 식량위기지역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옥스팜]

샘킴 셰프는 푸드트럭을 운영한다면 특히 메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샘킴은 “ 푸드트럭 음식은 서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크 같은 도구 없이 손에 묻히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좋다”며 “따뜻해야 패스트푸드와 차별화할 수 있고 조리하기 쉬운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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