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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고독사 막는 시니어 순찰대 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부산에서는 지난 두 달 새 20명이 ‘나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지난 17일에는 부산 남구 한 아파트에서 이모(45)씨가 숨진 지 9개월 만에 발견됐다. 이씨의 시신은 미라처럼 바짝 말라 있었다.

시, 노인 700명 투입 위험가구 관리 #어르신 말벗 로봇 보급 사업도 추진

고독사가 끊이지 않자 부산시가 노인을 고독사 예방사업에 대거 투입한다. 부산시는 “이달 하순부터 노인 1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 가운데 700명을 고독사 예방사업에 투입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고독사 예방활동 노인에게는 월 27만원의 활동비도 지급한다.

이는 7개 구별로 100명씩 노인을 배치해 주민센터 직원, 통·반장 등과 함께 2인 1조로 고독사 고위험 가구를 순찰·관리하는 것이다. 주요 순찰·관리 대상은 기초 자치단체가 실시한 1인 가구 전수조사에서 파악된 40대 이상 고독사 위험 가구다. 이를 위해 7개 구에 전담인력 1명과 퇴직자 4명씩 총 105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김경덕 부산시 사회복지국장은 “노인과 전담인력을 배치해 고독사 위험 1인 가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또 부산경찰청과 협조해 현재 11개 경찰서에 700여명으로 편성된 ‘시니어 순찰대’를 15개 전 경찰서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로 시민 안전을 위한 활동을 하는 시니어 순찰대를 고독사 예방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시는 1000명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예산 73억원을 추가 편성한다.

아울러 고독사 예방을 위해 ‘어르신 말벗 도우미 로봇 보급사업’도 검토 중이다. 말벗 로봇은 음성채팅 기술을 이용한 ‘챗봇’(Chat+Robot)과 봉제 인형을 결합한 형태다. 노인들의 로봇 활용빈도가 떨어지거나 로봇의 대화 시도에 응하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징후를 보이면 사회복지담당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부산시는 국비 확보가 이뤄지면 내년 4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 200명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할 계획이다.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고독사는 가족해체, 경제적 불안, 음주·지병이 있는 경우 많이 일어난다”며 “이런 1인 가구를 찾아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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