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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 테스트ㆍ젓가락 면접까지…이색 면접보는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블라인드 채용의 핵심은 스펙이 아닌 회사에 필요한 역량을 가려 지원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마다 특색에 맞는 인재를 가려내기 위한 독특한 면접 방식을 고수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공개 오디션이나 자기 PR 동영상 제작 등의 면접 방식을 넘어 톡톡 튀는 방식도 늘어나고 있다.

스펙보다는 실무 능력과 태도 평가 #팔도는 라면 먹어보고 개선점 토론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제작' 하기도 #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관능(官能) 테스트’를 실시한다. 2004년부터 도입된 관능 테스트는 식품에 대한 관심도ㆍ이해도를 평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유리잔에 담긴 설탕물의 농도 5단계 구분하기와 같은 미각ㆍ후각 테스트다. SPC 관계자는 “식품에 대한 감각과 기본적인 이해를 갖춘 사람을 뽑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기업인 팔도 역시 자사 라면을 직접 먹어보고 토론하는 방식의 ‘라면 시식 면접’을 실시한다. 세 가지 라면을 시식한 후 맛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을 토론하는 식이다. 지원자가 평소 회사 제품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마케팅 아이디어를 평가하기 위함이다.

1인 가구와 혼밥족의 증가로 ‘도시락’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편의점 업계에도 이색 면접이 있다.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면접’이 그것. 도시락을 먹고 평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가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새로운 도시락 제품을 기획하는 방식이다.

식품기업 샘표는 2017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젓가락 면접'을 도입했다. 사진은 지원자들이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 [사진 샘표]

식품기업 샘표는 2017년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젓가락 면접'을 도입했다. 사진은 지원자들이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 [사진 샘표]

샘표는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성별·나이·출신학교·전공·학점·어학점수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최종단계에서 실시한 국내 최초의 ‘젓가락 면접’이었다.  젓가락을 잘 사용해야 우수한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면접 대상자들에게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 동영상을 미리 보내준 후 젓가락을 올바르게 사용하는지와 지원자의 태도를 관찰해 평가한다.

샘표 인사 담당자는 “샘표는 우리 고유의 식문화를 계승하고 연구하는 회사”라면서 “사원들이 젓가락 문화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면접 과정으로 만들게 됐다”고 젓가락 면접전형을 치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5월에 자사 회원 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색 면접’ 설문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6명(62%)은 이색 면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색 면접 실시 기업으로는 중소기업(35%)이 가장 많았으며, 대기업(21%), 중견기업(21%), 공공기관 및 공기업(8%), 외국계기업(6%)순이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최근 들어 기업마다 다양한 형식의 면접방식을 내놓고 있다”라며  “취준생들은 각 기업의 면접 특성을 파악하여 본인의 역량을 어필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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