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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봤니? 루니, 4869일 만에 ‘푸른 피’ 축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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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푸른 피’를 수혈한 웨인 루니(31·에버턴)가 킬러 본능을 되찾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떠나 친정팀 에버턴으로 복귀한 루니는 2017~18 시즌 홈 개막전에서 결승 골을 터뜨렸다.

친정팀 에버턴 복귀전서 결승골 #스토크시티와 EPL 개막전 승리

루니는 13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스토크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홈 경기에 에버턴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전 소속팀 맨유의 빨강 대신 에버턴의 상징색 파랑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루니는 첫 경기부터 득점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골 감각을 뽐냈다. 전반 45분 팀 동료 도미니크 칼버트-르윈(20)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에버턴은 루니의 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루니는 에버턴이 발굴해 키운 스타다. 그는 아홉살 때 고향 리버풀을 연고로 하는 에버턴 산하 유소년팀에 입단한 이후 ‘축구 천재’로 주목받았다. 16세이던 지난 2002년 8월 17일 토트넘을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3개월 뒤인 10월 19일에는 아스널을 상대로 데뷔골도 넣었다. 당시 후반 44분 터진 루니의 결승 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한 에버턴은 아스널의 연속 무패 행진을 29경기에서 멈춰 세웠다. 2년 뒤인 2004년 여름, 루니는 소속팀 에버턴에 2500만 파운드(371억원)의 이적료를 안기며 맨유로 이적했다. 당시 전 세계 10대 축구선수 중 최고액수의 이적료였다. 이후 루니는 맨유에서 13시즌 동안 559경기(컵대회 포함)에서 253골을 터뜨리며 세계적인 골잡이 반열에 올랐다. 이 기간 프리미어리그 5차례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해 총 1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맨유 구단과의 불화로 이적을 결심한 루니는 친정팀인 에버턴 복귀를 선택했다. 중국 수퍼리그 소속 몇몇 클럽들이 3500만 파운드(약 520억원)에 달하는 초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어린 시절 팀을 떠나며 고향 팬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서다. 루니는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구디슨 파크에서 결승 골을 넣어 정말 기쁘다.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면서 “정말 특별했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루니는 컴백 무대에서 두 가지 특별한 발자취를 남겼다. 에버턴 소속이던 지난 2004년 5월15일 맨체스터시티전을 치른 뒤 맨유로 이적했던 그는 4837일만에 친정팀 복귀전을 치러 프리미어리그에서 이 부문 역대 최장기간 신기록을 세웠다. 에버턴에서 골을 넣은 것은 지난 2004년 4월14일 리즈 유나이티드전 이후 4869일 만이다. 루니는 정규리그 461경기에서 199골을 기록, 개인 통산 200골에도 한 골 차로 다가섰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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