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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희망 연봉은 3005만원…임금만 맞춰주면 중소기업도 가겠다

중앙일보

입력

대학생 10명 중 6명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취업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취업 희망자는 7.9%, 창업(자영업 포함) 희망자는 5.6%에 불과했다. 숙명여대 이영민 교수팀의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 결과다. 취업에 성공해도 직장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85%가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봉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도전보다 안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청년의 퍽퍽한 삶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대학생 중 창업 생각 5.6% 부과 #60%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취업 원해 #중소기업 기피 이유는 급여, 복리후생 순 #취업준비생 되면 눈높이 다소 낮아져 #희망연봉 대학생에 비해 800만원 감소 #취업해도 85%는 이직 고민

청년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2017 상반기 글로벌 취업상담회'가 1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2ㅔ1전시장에서 열렸다.고용노동부가 코트라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마련한 이번 취업 상담회는 닛산, 모트리올은행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18개국 해외구인기업 인사담당자 200여 명이 직접 나와 일자리의 주인공을 찾는다. 구직자들이 한 영국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기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2017.05.11 김상선

청년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2017 상반기 글로벌 취업상담회'가 1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2ㅔ1전시장에서 열렸다.고용노동부가 코트라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마련한 이번 취업 상담회는 닛산, 모트리올은행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18개국 해외구인기업 인사담당자 200여 명이 직접 나와 일자리의 주인공을 찾는다. 구직자들이 한 영국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기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2017.05.11 김상선

이번 조사는 청년희망재단의 의뢰로 이뤄졌다. 만 19~34세 청년을 대학생(516명), 취업준비생(535명), 취업자(527명) 3개 집단으로 구분해 취업 및 고용, 자기계발, 가족·인간관계, 금융·채무 등에 관해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대학생 4명 중 3명은 지난 1년 간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었다. 이유는 생활비 마련(85.4%)이 압도적이었고, 여행 경비 마련(27.5%), 사회 경험을 위해(26.3%) 등이 뒤를 이었다.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7147원,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18.4시간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지출액은 60만원인데 반해 평균 용돈은 32만원이었다. 55.4%가 부족한 부분을 아르바이트로 마련한다고 답했다.

자료:청년희망재단

자료:청년희망재단

 대학생의 희망 직장은 공공기관(31.6%)과 대기업(26.9%)이었다. 직장을 선택할 때는 급여(36.4%)와 안정성(17.1%), 직무 적합성(13.0%)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봤다. 72.3%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건이 맞을 경우에 한해서다.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급여(31.5%)→복리후생(23.1%)→고용 불안정(15.4%) 순이었다.

<대학생에게 결혼 의향 물었더니>

자료:청년희망재단

자료:청년희망재단

취업준비생 신분이 되면서 눈높이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취준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꼽은 건 공공기관(37.9%), 공무원(23.2%), 중소기업(17.9%), 대기업(15.1%) 순이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앞선 건 취업이 쉽지 않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 보는 기준도 급여수준(39.8%)과 안정성(21.5%)의 비중이 대학생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 연봉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 대학생의 취업 후 기대연봉은 3891만원이었지만 취준생은 3005만원이었다.

자료:청년희망재단

자료:청년희망재단

취업 스트레스가 일상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도 입증됐다.취준생의 74.2%가 인간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답했고, 46.5%는 최근 극단적인 분노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식사도 대부분 혼자(68.0%)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족, 친구와의 식사보다는 ‘혼자가 편해서’라는 60.4%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51%는 결혼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결혼의 조건은 금전적 여유(39.3%)와 안정된 직장(32.4%) 순이었다. 59.4%는 자녀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는데 ‘힘든 삶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17.9%에 달했다. 이런 스트레스는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나타났다. 현재 삶에 대한 취업자와 대학생의 만족도는 각각 54점, 53점이었지만 취준생은 46점에 그쳤다.

<취업자의 현 직장 만족도는?>

자료:청년희망재단

자료:청년희망재단

취업을 해도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현상도 뚜렷했다. 응답자중 35.1%만이 현 직장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전체의 85%는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생각에 못 미치는 임금이었다. 60.9%는 현재 연봉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는데 기대연봉이 3585만원인 반면, 현 연봉은 2970만원이었다. 취업자들은 현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직무(19.2%)와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17.8%), 취업 가능성(11.4%) 순으로 답했다. 취업의 성공요인은 전공(31.1%), 직무경험(13.3%), 인맥(10.8%), 학벌(9.3%) 순이었다.

취업자의 월 평균 지출액은 200만원이었다. 평균 대출금액이 3940만원에 달했는데 대부분 주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대출자중 84.7%가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영민 교수는 “전반적인 조사 결과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모든 집단에서 삶에 대한 만족도가 과거에 비해 현재가, 현재에 비해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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