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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거취...靑 "심각하게 고민 중"-박기영 "물러날 생각 없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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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본부장(차관급)에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해 과학계, 시민단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측은 그의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기영 본부장 본인은 물러날 의지가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1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본부장 문제와 관련해 "각계의 여러 목소리를 들어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며 "박 본부장의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의 지난 2005~2006년 '황우석 사태' 연루 문제가 제기된 직후 청와대는 그의 과거 행적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전문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청와대의 입장 변화가 감지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8명과 과학기술자 60명은 전날인 9일 긴급 성명을 내고 박 본부장 인사에 반발하며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본부장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

10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평생을 과학기술 발전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나의 작은 능력과 큰 열정을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쏟고 싶다"며 "나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논란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지만, 본부장직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박 본부장은 "과학기술인들과 정치권의 우려 역시 알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국민적 우려들을 감안해 과학기술혁신본부장직을 잘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10일 오후 2시 3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황우석 사태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사과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2005년 불거진 황우석 사태 당시 황 교수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지내며 황 교수 연구를 지원한 이력 등이 문제로 떠올라 그의 이번 청와대 복귀에 과학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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