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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남자’ 지켜낸 크리스토퍼 레이, FBI 새 수장 낙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연방수사국(FBI) 새 수장으로 크리스토퍼 레이가 낙점됐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상원은 1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레이 FBI 신임 국장 인준을 표결에 부쳐 가결시켰다. 찬성 92표, 반대 5표로 압도적인 표차였다.

크리스토퍼 레이

크리스토퍼 레이

레이는 지난 5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갑작스레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러시아 스캔들'로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국장 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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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3~2005년 법무부 형사국 담당 차관보를 지낸 인물로, 현재는 법무법인 ‘킹 앤드 스폴딩’ 소속 변호사다. 2001년 미국 최대 기업 회계부정 사건으로 꼽힌 ‘엔론 분식회계 사태’ 당시 정부를 대표해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가 트럼프의 눈에 든 것은, ‘트럼프의 남자’로 불리는 대통령의 최측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브리지 게이트’에서 지켜냈기 때문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브리지 게이트는, 크리스티 측근들이 2013년 그의 정적인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뉴욕과 포트리를 연결하는 조지워싱턴교의 차선을 일부러 막아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혐의를 받은 정치 스캔들이다. 레이는 당시 크리스티의 무죄를 이끌어냈다. 이를 주도한 측근들은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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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지난 6월 코미 전 국장이 미 의회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압박 관련 증언을 하기로 한 바로 전날 “흠 잡을 데 없는 자격을 갖춘 레이를 새 FBI 수장으로 지명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레이는 트럼프에 의해 지명됐지만 현재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과도 인연이 깊다. 뮬러가 FBI 국장이던 시절 법무부 범죄수사국장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지난달 12일 인준 청문회가 열렸을 때,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두고 ‘마녀 사냥’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마녀 사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신 답변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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