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통령배] 잘 치고, 잘 던지고… 서울고 16강 이끈 강백호

중앙일보

입력

서울고 주장 강백호

서울고 주장 강백호

서울고가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배 16강행 열차에 올랐다. 서울고 주장 강백호(18)가 잘 치고, 잘 던졌다.

4번타자로 나와 4타수 3안타 5타점 맹타 #포수 마스크 벗고 투수로는 3이닝 승리투수

서울고는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케이토토·하이원리조트 협찬) 2회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화순고를 10-9로 꺾었다.

서울고는 올해 주말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에서 준우승했다. 투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 초반 분위기도 잡았다. 1회 초 무사 만루에서 4번타자 강백호가 주자 일소 2루타를 터트렸다. 2회 말 3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3회 이재원의 투런포와 송승환의 솔로포가 터졌다. 4회에도 1점을 추가해 7-3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화순고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화순고는 4회 말 공격에서 안타 3개, 사사구 2개를 묶어 7-7 동점을 만들었다. 마운드에선 3회 2사부터 등판한 이현준이 5이닝 3피안타 3실점(비자책)으로 서울고 타선을 묶었다.

8회에 두 점씩을 주고받은 두 학교의 승부는 연장 10회(승부치기)에 가서야 갈라졌다. 서울고는 연장 10회 초 2사 만루에서 이재원이 친 3루 땅볼을 상대 수비가 놓치면서 결승점을 뽑았다. 화순고는 연장 10회 말 선두타자 박석영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지웅의 강습타구를 서울고 투수 강백호가 잡아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유정민 서울고 감독은 승리를 확정지은 뒤에도 쓴웃음을 지었다. 복병 화순고를 상대로 힘겨운 승부를 펼친 탓이었다. 올시즌 강호 서울고는 전반기 왕중왕전에서도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유정민 감독은 "첫 경기가 항상 어렵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해내려는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사실 서울고는 이번 대회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 앞서 끝난 왕중왕전 결승에서 판정 시비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희는 잘 했다. 진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다.

주장 강백호가 앞장섰다. 강백호는 이날 7회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다. 타석에서는 2루타 2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2볼넷·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막판 팀이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에 올랐고, 8회 2실점하긴 했지만 연장 10회에서 무실점해 승리를 이끌었다. 강백호는 "왕중왕전에서 진 뒤 많이 힘들었다. 3학년들끼리 꼭 우승을 차지해 감독님을 헹가래치자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오늘은 등판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내가 감독님께 나가겠다고 말씀드렸다.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백호는 1학년 때부터 포수, 1루수, 투수를 겸업했다. 3학년이 된 올해는 주로 포수로 뛰다 경기 막판 마무리를 맡고 있다. 프로에서도 투타겸업을 하고 있는 '이도류(二刀類)'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처럼 투타에 모두 능해 팬들 사이에서도 강백호에 대한 관심이 크다. 강백호는 "1학년 때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고는 2일 서울디자인고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