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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극동서 北난민 대처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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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는 22일 북한과 접경한 극동 지역에서 북한 난민들이 대거 입국하는 상황을 가정한 '가상 비상 훈련'을 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난 18일 시작된 태평양 함대의 대규모 해상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특히 이 훈련은 미국과 북한 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해 북한 핵 시설이 미군 공격으로 파괴돼 환경 재앙이 발생하는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이에 앞서 러시아 민방위.비상작전부의 한 관리는 18일 "난민 대비 훈련은 북한과 미국 간의 군사적 충돌이나 북한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레그 멜니코프 연해주 부지사도 19일 기자회견에서 "연해주 주정부는 북한에서 만일의 사태가 빚어질 경우 10만명의 난민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탈북 난민 대비 훈련에서 50㎞에 이르는 북한과의 국경 지역에 검문소를 설치해 가상 난민들의 생화학적 오염 상태를 검사했다.

당초 북한은 23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군사훈련에 장교 두 명을 참관인으로 파견키로 했으나 훈련 직전 러시아 측에 '한반도 정세 악화'를 이유로 파견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한편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 주관으로 27일까지 나홋카 등 극동 해역에서 실시되는 해상훈련은 소련 붕괴 후 러시아가 극동에서 하는 훈련으로는 최대 규모로, 7만명의 인원과 90척의 함정, 70여대의 항공기 및 헬기가 동원된다.

한국은 이 훈련에 승무원 2백여명이 탑승한 구축함 한 척과 해상구조용 헬기 1대, 대령급 참관인 두 명을 파견하며 일본도 해상자위대의 구축함과 헬기를 한척씩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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