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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만에 "北 가족 품에 돌아가게 해달라" 90세 비전향 장기수 바람

중앙일보

입력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 [사진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 [사진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북한의 공작원으로 남파됐다가 붙잡힌 구순의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이 추진된다. “북한의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본인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북한 공작원으로 1961년 남파됐다가 붙잡힌 서옥렬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9년간 복역 후 홀로 광주 생활 #북한에 부인과 두 아들…건강 상태 나빠져 병원과 집 오가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북송 추진

20일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에 따르면 현재 광주광역시에 거주 중인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90)씨는 북송을 희망하고 있다. 서씨는 고령으로 병원과 집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1927년 전남 신안군 안좌면 출생으로 5남 1녀 중 장남인 서씨는 소학교(초등학교) 4학년 때 서울로 이사갔다.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서씨는 6ㆍ25 한국전쟁 때 북한 인민군에 입대했다. 인민군이 서울에 들어온 무렵 주변의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53년 11월 제대했다.제대 후 강원도 천내군 중학교에서 교원 생활을 하던 중 55년 12월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에 들어갔다. 북한에서 결혼해 부인과 두 아들을 뒀다.

대학 졸업 후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일하던 서씨는 61년 8월 북한의 공작원으로 남파돼 부모와 재회했으나 같은 해 9월 체포됐다.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 [사진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씨. [사진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

서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1990년까지 29년간 복역 후 출소했다. 이후 광주에서 홀로 살고 있다.

서씨는  2000년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송됐을 당시부터 북한에 가길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작성한 전향 관련 서류 탓에 북송되지 못했다고 한다.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는 광주 지역 종교 단체 등과 함께 서씨의 북송을 추진키로 했다. 오는 25일 오전 10시 광주YMCA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광주본부는 ‘장기구금양심수 서옥렬 선생 송환추진위원회(가칭)’ 구성을 시민사회종교단체에 제안하고 있다.

이 단체는 제안서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남북관계를 복원시킬 수 있는 길”이라며 “새 정부가 분단적폐를 청산하고 남북관계도 복원시키면서 이산가족상봉과 장기구금양심수 송환문제 등 인도주의적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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