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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중기] 제품 SNS홍보 시대 … ‘인플루언서 마케팅’ 다리 놓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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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향력이 있는 개인을 뜻한다. 이들은 자신의 SNS 계정에서 직접 인기 콘텐트를 생산하고, 많게는 수만~수십만의 팔로어를 확보한다. 온라인에서만 놓고 보면 사람에 따라 웬만한 유명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이들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품이나 이벤트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인기다.

박무순 오드엠 대표는 “빤한 사업 아이템도 다르게 보려 노력하면 길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진 오드엠]

박무순 오드엠 대표는 “빤한 사업 아이템도 다르게 보려 노력하면 길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진 오드엠]

2011년 설립된 ‘오드엠’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온라인 광고대행 등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박무순(40) 오드엠 대표는 사업 초기 앱 개발로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이후 사업을 키우다 보니 확실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찾아낸 해답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다.

플랫폼 성공 오드엠 박무순 대표 #광고주가 캠페인 올려 의뢰하면 #파워 블로거 등이 제품 홍보해줘 #누적 회원 46만 명 수익금 141억 #“광고대행 아이템에 공유경제 접목” #매년 매출 두 배로, 올 130억 예상

오드엠은 2013년 말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애드픽(adpick.co.kr)’을 구축하면서 본격적인 도약의 전기(轉機)를 마련했다. 오드엠의 매출은 2014년 23억원에서 2015년 47억원, 지난해 99억원으로 최근 매년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130억원이 넘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한다.

오드엠이 구축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애드픽’의 초기 화면. [사진 오드엠]

오드엠이 구축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애드픽’의 초기 화면. [사진 오드엠]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모델의 스타트업이 SNS 전성시대에 ‘대세’가 된 데서 영감을 얻었죠. SNS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인플루언서가 되면서 자기 SNS를 통해 일정량의 수익도 창출할 수 있기를 바라니까요. 제품 홍보로 발생한 수익을 공유한다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어필하면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그리고 둘을 연결해주는 오드엠 모두 행복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SNS의 ‘넷심’은 익숙한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치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의 말 한마디, 사진 한 장, 영상 하나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 박 대표는 애드픽을 운영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애드픽의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광고주 회원들이 애드픽에 광고 캠페인을 올리고 광고를 의뢰한다. 그러면 관심 있는 인플루언서 회원들이 자유로이 캠페인을 선택, 자신의 SNS를 통해 제품 홍보에 나선다. 홍보해서 나온 성과만큼만 수익금을 지급받는다. 그만큼 열심히 홍보할 수밖에 없다. 광고주들이 좋아하는 이유다. 오드엠 역시 성과만큼만 수수료를 받는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현재 애드픽의 인플루언서 누적 회원 수는 약 46만 명. 이들에게 지급된 수익금은 총 141억원 이상이다.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회원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성사된 광고 캠페인은 지금까지 약 3800건. 여기서 총 7억2000만 건의 ‘액티비티(SNS에서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남기고 공유하는 등의 이용자 반응)’가 발생했다. 애드픽은 이런 액티비티의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 인플루언서와 광고주가 손쉽게 협업할 수 있게 한다.

박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초등학생 때 동네 컴퓨터학원을 다니면서 개발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생 땐 직접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해서까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개발자의 꿈을 키웠다. 군 제대 후 인터넷 정보 상거래 업체를 차리면서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1년 반 만에 실패를 인정하고 사업에서 손을 뗐다.

좌절의 경험이 박 대표를 키웠다. 그는 “프로그래밍만 알았을 뿐, 인맥을 형성하고 법적 지식을 습득하는 등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 형성엔 소홀했다”며“차별화 요소가 부족한 사업 아이템을 좀 더 잘 살리려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포털업체 ‘야후’에 입사해 7년간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면서 지식과 경험도 쌓았다. 시간이 지나도 꿈은 그대로였다. 모아둔 돈 2000만원으로 재창업을 결심했다.

박 대표는 “광고대행이라는 어찌 보면 빤한 사업 아이템도 조금 다르게 보려 노력했더니 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드엠은 지난해 상반기 50억원가량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박 대표는 “미디어 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면서 “한층 많은 SNS 이용자들이 즐거워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이용 방법


① 광고주가 SNS 홍보 원하는 광고 캠페인을 등록
② 인플루언서 회원이 마음에 드는 캠페인을 선택
③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에서 해당 제품을 홍보
④ 수익금은 홍보해서 나온 성과만큼 지급

278 만원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의 월평균 급여총액. 278만원의 월 급여 중 기본급은 196만원, 기타 수당과 특별급여가 82만원이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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