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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평가 2017년 상반기] 저금리에 안정 자산 관심 … 부동산 펀드 설정액 52조, 국내 주식형 펀드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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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해 상반기 펀드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주식형 펀드에선 환매가 쏟아졌지만 반대로 투자자가 너도나도 돈을 넣은 펀드도 있다. 바로 부동산 펀드다.

평균 수익률 -5.1% … 투자 주의해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동안 부동산 펀드에는 공모와 사모를 모두 포함해 6조8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로써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보다 15% 늘어난 52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운용 손익을 감안한 순자산은 빠르게 늘었다. 6월 말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54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47조2000억원)보다 16%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다.

설정액과 순자산이 모두 빠르게 늘면서 부동산 펀드가 국내 주식형 펀드를 뛰어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55조9000억원에서 51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자산은 52조4000억원에서 53조600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역시 부동산 펀드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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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 부장은 “공모 실물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속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실물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 관심이 커진 영향”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국내 자산운용사는 공모 형식으로 부동산 펀드를 앞다퉈 내놨다. 하나자산운용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항공우주국(NASA) 건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1600억원 규모로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 캔버라 소재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를 1400억원어치 팔았다. 이지스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은 홈플러스 전주효자점과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 인수 펀드를 각각 조성했다. 규모는 900억원 내외다.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과 일정 기간마다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매력 때문에 투자자가 몰리며 공모 부동산 펀드는 출시되자마자 완판됐다.

하지만 모든 부동산 펀드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제로인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부동산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5.1%로 국내 주식형(17.7%)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7.2%로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해외 부동산형 펀드은 0.3%로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다.

부동산 펀드는 잘 고르면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투자 부동산 시세 변동에 따라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 부동산은 환율 위험도 따져야 한다.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금리가 오르게 될 경우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해질 수 있다”며 “또 투자가 끝나는 3~5년 후 매입했던 투자 부동산을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에 팔 수 있는지에 따라 투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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