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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창고처럼 붙이기만 하면 건강 진단할 수 있는 전자피부 개발됐다

중앙일보

입력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장경인 교수 연구팀 #피부에 손쉽게 부착해 건강 진단하고, 치료에도 활용 #"섬 등 의료 사각지대 환자 원격 진료에도 도움돼" # #

DGIST 로봇공학전공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무선통신 기반 전자피부 [사진 DGIST]

DGIST 로봇공학전공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무선통신 기반 전자피부 [사진 DGIST]

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건강 진단을 할 수 있는 전자피부가 개발됐다. 대구경북과기원(DGIST)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장경인 교수 연구팀이 그 주인공이다. 장 교수팀은 반창고처럼 피부에 붙여 생체신호 수집해 스마트폰에 전송까지 할 수 있는 전자피부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전자피부를 활용하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지 피부에 부착해 자신의 건강을 진단하고,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들어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치료에서 예방 중심의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 등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분야의 연구와 관련 산업이 세계 각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웨어러블 컴퓨터 혹은 전자피부 기술은 의료 시스템 형태가 아닌 단일 센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이런 단일 센서를 활용한 건강 정보 수집과 분석은 별도의 장비를 갖춘 병원이나 연구실 등에서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유롭게 활동하는 사람들의 호흡이나 심장박동 등 생체정보를 정밀하게 기록ㆍ분석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장 교수팀은 이런 한계 극복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ㆍ센서ㆍ안테나 등이 포함된 상용 집적회로소자와 연구팀에서 직접 고안한 스프링 구조의 고신축성 전도선, 초연성 재질의 신소재를 활용했다. 상용화된 집적회로소자를 전자피부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많았다. 하지만 딱딱한 재질의 집적회로소자를 신축성이 필요한 전자피부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소자를 전기적으로 이어주는 신축성이 높은 전도선이 필요해 아직까지 구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무선통신 기반 전자피부를 활용해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진단하는 모습. [사진 DGIST]

무선통신 기반 전자피부를 활용해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진단하는 모습. [사진 DGIST]

 연구팀은 금속과 폴리머 복합재료를 사용해 식물 넝쿨의 구조를 기하학적으로 모사한 초신축성 전도선을 개발했다. 또 이를 활용해 집적회로소자가 내장된 고신축성 전자피부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피부는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별도의 접착제가 없이도 붙일 수 있다. 덕분에 사용자가 신체 원하는 부위에 반창고처럼 직접 부착할 수 있다. 더불어, 하나의 독립된 컴퓨터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생체신호의 수집ㆍ분석ㆍ저장을 할 수 있고, 무선통신으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전송해 건강 정보를 진단할 수 있다.

장 교수팀은 사람의 가슴에 전자피부를 직접 부착해 심전도와 가슴의 움직임 등과 같은 생체 신호를 수집했다. 또 전자피부에 내장된 초소형 컴퓨팅시스템을 이용해 심박수와 호흡수 등의 건강 정보를 분석한 뒤, 무선안테나로 연구팀이 직접 코딩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전송하는 실험도 마쳤다.

장 교수는 “무선통신 기반 전자피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건강 정보를 수집ㆍ저장ㆍ분석하는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앞으로 도서산간 지역이나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의 원격 진료 및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 가능한 전자피부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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