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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때는 제동거리 두 배 증가…“장마철에는 감속운전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비가 오면 제동거리가 길어져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난다. [중앙포토]

비가 오면 제동거리가 길어져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난다. [중앙포토]

지난 6일 오전 경북 상주시 교통안전공단의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시험로에서는 평상시와 비가 올 때의 제동거리 차이를 측정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빗길에선 시속 50㎞ 승용차 제동거리도 18m #버스는 급브레이크 밟아도 30m 지난 후 정차 #빗길 치사율 2.58명으로 평상시 2.02명보다 높아 #7~8월 빗길 교통사고도 평균보다 71%증가 #빗길 교통사고 예방 위해선 20~50%감속이 필수 #타이어 공기압 10% 높이면 수막현상 피해 감소

마른 도로에서 시속 50㎞로 달리던 아반떼 승용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더 주행한 뒤 멈춰섰다. 브레이크를 밟은 지점부터 자동차가 완전히 선 지점까지인 제동거리는 9.9m로 측정됐다. 이 후 도로에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리면서 비가 오는 상태와 동일한 조건에서 같은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 제동거리는 18.1m로 1.8배 증가했다.

버스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한 결과 버스의 제동거리는 마른도로에서 17.3m, 젖은도로에서 28.9m로 젖은도로에서 1.7배 증가했다. 또한 젖은도로에서 화물차의 제동거리는 1.6배 늘어났다.

평상시와 비가 올 때의 제동거리 차이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6일 교통안전공단 시험장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스프링쿨러로 물이 뿌려지고 있는 길을 달리고 있다. [사진 교통안전공단]

평상시와 비가 올 때의 제동거리 차이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6일 교통안전공단 시험장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스프링쿨러로 물이 뿌려지고 있는 길을 달리고 있다. [사진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공단 박승호 교수는 “비가 올 때는 사실상 차가 물위에 떠서 다니는 수막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타이어가 도로에 제대로 접지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동거리가 크게 늘어난다”며 “이 때문에 비가 오면 교통사고의 피해도 훨씬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 간(2012년~2016년) 기상상태별 교통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을 비교한 결과 맑은 날 교통사고는 2.02명인 반면 비가 올 때는 2.58명으로 증가했다.

또한 장마철이 포함된 7~8월에는 빗길 교통사고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 조사 결과 최근 5년간 월평균 빗길 교통사고는 1520건인데 반해 최근 5년간 7~8월의 월평균 빗길 사고는 2320건으로 71%가 많다.

교통안전공단 최병호 교통안전연구처장은 “비가 오면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빗길에서는 평상시보다 20~50% 속도를 줄여 운전하고 앞차와의 거리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름 휴가 등 장시간 운전을 할 때는 출발 전에 타이어 마모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하고, 수막현상 피해를 줄이기 위해 타이어 공기압을 평상시보다 10% 높이는 것도 여름철 안전 운전 요령”이라고 덧붙였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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