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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학교, 그만둘까”…자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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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푸른솔·한가영

'휴... 그만두고 싶다.'

벌써 한 학기가 마무리되는 시기. 새 교실, 새 친구로 낯선 환경에 어느덧 적응한 학생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공부 때문에 혹은 친구 때문에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다. 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내가 지금 맞게 가고 있는 걸까'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고등학교 자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모아봤다. 인터뷰에 응한 24명 중 자퇴를 하는 것에 찬성한 사람은 22명, 반대는 2명이었다. 이들 중에는 "수능으로 대학을 가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내신 공부만 하다보니까 학교에 있는 시간이 아깝다", "자퇴하면 수능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자퇴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자퇴를 희망하거나 적어도 한 번쯤 고민해본 학생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10대부터 20대까지, 실제로 자퇴를 해봤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자퇴'를 생각해본 적 있는 사람들이 SNS를 통해 보내온 의견을 소개한다.

◆박주현(고교 2학년, 자퇴 준비 중)

-자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작년부터 입버릇처럼 자퇴를 외치다가 지금은 자퇴를 준비 중입니다. 계획을 세워놓고 엄마와 담임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중인데 쉽지가 않네요. 어렸을 때는 자퇴라는 걸 상상도 못 해봤어요. 자퇴에 대한 지식도 전무했고, 몸이 안 좋은 아이들 혹은 흔히들 말하는 '날라리', '양아치'들이 하는 건 줄로만 알았거든요. 근데 제가 자퇴를 결심하게 되고 관련 정보를 알아보면서 자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니 자퇴가 나쁜 건 아니구나, 그럴 만한 사정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른들은 자퇴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많이 강조하다 보니 저에게는 이런 것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네요."

-자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자퇴가 나쁜 거라고 생각 안 해요. 지금은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안타까워요. '공부하기 싫어서 자퇴한다'라든가, '사회성이 떨어진다'라는 편견은 더욱 안타깝고요."

-자퇴를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인관계 문제도 있고, 학교가 저랑 안 맞아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요. 예체능 전공을 희망해서 여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어머니가 예체능을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하셔서 아르바이트해서 미술학원을 다녀야 해요. 어차피 고등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대학 가기 힘든 점이나 취업하기 힘든 건 똑같으니 차라리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사진=중앙포토]

[사진=중앙포토]

-만약 자퇴를 한다면 그 후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술학원에 다닐 거예요. 내년 4월에 검정고시를 봐서 고졸 자격을 따는 게 목표라 올해 말부터 검정고시도 준비할 거고요. 돈 모아서 독립할 때 집 보증금에 보태고, 무대미술을 전공하고 싶어서 연출 경험도 쌓으려고요. 제 목표는 그리 거창하지 않아요.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반 친구들 중 몇몇은 입버릇처럼 자퇴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전혀 할 것 같지는 않아요. 저희 어머니도 자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시고요. 근데 아직도 몇몇 사람들은 제가 자퇴할 거라고 말하면 무시하는 말투로 말하더라고요. “어~ 자퇴? 너 그래서 나중에 성공할 수 있겠어? 대학은? 취업은?” 근데 학교 다닌다 해서 취업 보장되는 것도 아닐 텐데. 아무튼 '하고 싶은 거 해라' 이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지금 이것도 못 버텨서 나중에 사회생활 할 수 있겠냐' 하는 사람도 있고 다양해요."

◆고석현(21·서울시립대, 자퇴 경험자)

-자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퇴는 터닝포인트 그 자체입니다. 긍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될지 부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제 주변 자퇴한 사람들 10명 중 9명은 부정적인 결과를 맞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이 일단 자퇴는 안 했으면 합니다."

-자퇴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내 왕따였고 교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말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정해진 시간표대로 행동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조차 몰랐을 때라 학업에 반감이 매우 컸고요."

-자퇴 후 어떻게 하셨나요?
"자퇴 후 인생의 방향을 찾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오래 했습니다. 한 15개 정도는 한 거 같네요. 아르바이트하는 동안 중졸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격적으로 모독당하는 일이 빈번했어요. 그때부터 검정고시를 공부해 졸업했고 수능 시험을 봐서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사진=중앙포토]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사진=중앙포토]

-자퇴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모두가 말렸어요. 자퇴하면 인생 망한다는 얘기도 엄청 많이 들었고 차라리 전학을 가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찬성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자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자퇴하지 마세요. 정말 독기가 아닌 살기를 품고,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있고, 변화할 생각이 있는 게 아닌 이상 99% 실패한 인생으로 살아갑니다."

◆장예림(19·부산가톨릭대, 자퇴 경험자)

-자퇴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보시나요?
"A 솔직히 자퇴한 입장에서 자퇴가 꼭 나쁜 거라고 하긴 힘들어요. 자신의 주관만 있으면 얼마든지 잘할 수 있고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 외에 더 새로운 것을 할 수도 있거든요. 경험적인 측면에서 보면 온전한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전 좋다고 생각해요."

-자퇴를 하고 싶으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교 교육이 저랑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틀에 박힌 교육으로 하루 모든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에 주말 외에는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도 없었고, 학교 시간에 맞춰 생활하다 보니 꿈이 어떤 건지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은지도 몰랐거든요. 자유롭게 뭔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행하면서 꿈을 찾고 싶었어요."

-자퇴를 하신 후에 어떻게 생활하셨나요?
"솔직히 규칙적인 생활은 못했어요. 막상 자퇴를 하고 나니까 뭘 하고 싶은지 어떤 활동이 있는지도 몰라서 막막했거든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해보자 해서 일기를 쓰면서 내일 하고 싶은 일을 적고 해봤어요. 자원봉사를 해보기도 하고 혼자 여행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지내다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가 생겨 공부를 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서 대학에 입학하게 됐어요."

-자퇴에 대한 주변 여론은 어땠나요?
"좋지는 못했어요. 자퇴 직전까지 부모님하고 거의 매일을 싸웠고 주변에서 모두 자퇴를 말렸어요. 요즘 학생들의 인권에 대한 여건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또래들과 다른 길을 가려는 사람을 좋게 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자퇴가 비행의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고질적으로 박혀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자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자퇴가 꼭 나쁜 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자퇴 또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박채선(17·경기국제통상고, 자퇴 고려)

-자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자퇴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자퇴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고 있는데, 물론 꿈 없이 자퇴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꿈이 있는 친구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신의 꿈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면 자퇴를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가끔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학교 가는 시간을 활용해서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시간을 많은 친구들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자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지만 제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라 학기 초에 친구가 없어 자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요즘에는 학교 수업보다 진심으로 저의 꿈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7~8시간 공부를 하는 것보단 저의 진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고 제 미래를 계획하고 싶습니다."

-만약 자퇴를 한다면 그 후에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공부를 포기하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만약 자퇴를 하게 된다면 제 스스로 공부를 해서 자격증 취득에 가장 힘을 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학교를 다니느라 바빠서 도전하지 못했던 제 꿈에 관련된 학원에 다니면서 제 적성에 맞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습니다."

-자퇴에 대해 주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주변에서는 자퇴를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자퇴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자퇴를 하더라도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무조건 자퇴를 안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자퇴를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김성환(17·경구고, 자퇴 고려)

-자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퇴를 나쁘게 보지는 않고 있고요,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퇴를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로,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요. 고등학교에 올라오니까 공부할 애들은 하고 안 할 애들은 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돈을 버는 게 더 나을 거 같다고 생각해요."

-만약 자퇴를 한다면 그 후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자퇴를 하게 된다면 아르바이트와 검정고시 공부를 할 계획이에요. 알바는 공장, 편의점, 음식점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퇴에 대해 주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주변에 자퇴한 친구나 선배들이 여럿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졸업장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대하시는 거 같습니다."

-자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자퇴를 한 번쯤은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 계획 없이 자퇴해서 놀겠다는 건 안 좋은 생각인 거 같고요. 그리고 자퇴를 너무 나쁘게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또, 모두들 너무 공부에 얽매이지 않으면 우리들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글=김푸른솔(부천북고 1)·한가영(수주고 1) TONG청소년기자 고강동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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